한달여간의 대장정을 끝내고 윤곽이 드러난 99대한화재컵의 4강판도는 팀간 맞대결은 물론 간판스타들의 자존심까지 곁들여져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길고 험난한 예선터널을 무사히 통과한 수원삼성(A조1위)-천안일화(B조2위), 울산현대(B조1위)-부산대우(A조2위)가 결승진출을 놓고 16일 오후 3시 수원과 울산에서 단판승부를 벌인다.
▲수원삼성-천안일화(수원)
운명적인 만남일까. 묘하게도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팀과 꼴찌팀의 맞대결이다. 샤샤-비탈리라는 국내 최강의 투톱에 서정원이라는 걸출한 날개까지 단 삼성의 탄탄한 전력은 대한화재컵 우승을 발판으로 올시즌 전관왕을 노리고 있다.
더욱이 예선 막바지에 가세한 「무서운 아이」 고종수(21)가 12일 부천SK와의 최종전에서 첫 골을 신고, 팀의 전력이 배가돼 일화와의 4강전을 자신하고 있다. 특히 서정원(3골) 샤샤(3골) 박건하(2골) 등 득점원이 분산돼 있는게 강점이다.
이에 반해 천안일화는 4연승을 이끄는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팀내 분위기가 살아난 것이 강점. 12일 안양LG와의 경기에서 2골을 독식하며 팀을 4강에 견인한 신태용(29)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게임메이커인 신태용의 플레이가 살아난 것이 일화의 연승비결이라는 분석이고 보면 차경복감독이 그에게 거는 기대를 짐작할 만하다. 세르게이와 장대일, 황연석이 신태용의 지원을 받아 전방에서 골사냥에 나선다.
▲울산현대-부산대우(울산)
「386」과 「펜티엄」급의 맞대결이라고 할만하다. 6골로 나란히 득점랭킹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는 부산대우의 안정환(23)과 울산현대의 김종건(30)은 자신의 득점왕 등극을 위해서라도 젖먹던 힘까지 짜낼 각오를 보이고 있다.
결승진출은 곧바로 득점왕 타이틀과 직결되기때문이다. 안정환이 고성능을 자랑하는 「펜티엄급」이라면 김종건은 오랜 시련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자기역할을 해내는 「386급」이라 할만해 둘의 성능대결이 팀승리 못지않게 최대관심사로 등장했다.
12일 포항전에서 혼자 2골을 따내며 팀을 4강에 이끈 안정환은 2년차 징크스는 나몰라라하며 생애 첫 득점왕 타이틀에 대한 욕심이 대단하다. 긴머리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던 안정환은 「골은 긴머리의 힘인듯」 농익은 골사냥 솜씨를 자랑할 예정이다.
현대의 김종건은 안정환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하지만 팀이 고비에 처할때마다 골을 선사하는 해결사로 김현석이 침묵하고 있는 현대의 구세주다. 골지역에서의 위치선정이 뛰어난 김종건은 183㎝의 큰 키를 이용한 헤딩력도 일품이어서 상대수비를 곤혹스럽게 만들기 일쑤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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