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의 난입으로 방송중단까지 됐던 MBC 시사고발 프로그램 「PD수첩」. 12일 밤 9시 55분 재방영된 「이단파문, 이재록목사_목자님, 우리 목자님」(연출 윤길룡·박상일)은 39.6%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 이익집단에 의한 방송중단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점유율은 49%. TV를 켠 10가구 중 5가구는 「PD수첩」을 봤다는 얘기다. 시청률 39.6%는 시청률 1위 프로그램인 MBC 주말드라마 「장미와 콩나물」이 34.9%, SBS 월·화드라마 「은실이」가 30.6%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 11일 방송중단 전까지 「PD수첩」시청률은 13.4%에 불과했다.
「PD수첩」재방영 직전인 12일 오후 9시 방송된 「뉴스데스크」도 덩달아 「PD수첩 특수」를 누렸다. 「사상 첫 방송중단」 「경찰 늑장대응」 「외국 언론보도」등 무려 22분 동안 14꼭지의 「PD수첩」 아이템을 보도한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28.3%. 같은 시간 방송된 KBS 1TV 「9시뉴스」는 19.6%였다. 일일드라마 「보고 또 보고」종영 이후 종합뉴스 시청률에서 뒤졌던 「뉴스데스크」로서는 기분좋을 법도 하다.
하지만 방송사 안팎의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은 것 같다. 「뉴스데스크」의 지나친 보도 외에도 이날 방송된 「화제집중 생방송 6시」가 남산송신소를 다루고, 「PD수첩」을 원래 시간대인 밤 11시가 아니라 「뉴스데스크」방송 직후에 방송하는 등 「언론탄압」이라는 상황을 자사를 홍보하는 기회로 삼았다는 비판이 있다.
더욱이 국가중요시설인 방송사, 그중에서도 방송의 심장부라 할 주조정실을 어처구니없게 20여분만에 점거당한 MBC 자신에 대한 반성과 사과, 대책마련이 눈에 띄지 않았다. MBC 노동조합도 성명서를 통해 지적했듯 이번 사태의 책임은 경찰뿐만 아니라 자체방호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MBC의 안일한 태도에도 분명히 있는 것이다.
「PD수첩」 자체의 완성도도 문제가 많다. 신변위협 속에서도 방송을 강행한 제작진의 의지는 높이 살 만하지만, PD는 프로그램으로 말하는 법이다. 내용 대부분이 피해자와 관련자의 증언으로만 채워졌기 때문에 방송 50여분이 지루하게만 느껴졌고 설득력도 약했다. 이재록 목사가 효험이 있다고 주장한 「화정샘물」을 성분분석해 음료수로 부적합하다고 판정을 내리는 대목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과연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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