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환영식 겸 송별회야』쌍방울의 김성근감독이 13일 두산전 선발 비아노(26)를 두고「농반 진반」으로 던진 한마디. 환영식이라 함은 2군으로 밀렸다가 10일 1군으로 컴백한 뒤 처음으로 선발로 마운드에 올린 것을 뜻했고 송별회는 요즘 그가 놓인 절박한 처지를 빗대어 한 말이었다.
비아노는 「중도 퇴출」의 기로에 서 있는 것으로 거론되는 용병. 당초 주전 선발감으로 지목됐으나 이전까지 6경기에 등판, 1패를 안고 방어율 5.50에 볼넷 16개를 기록하는 등 기대치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 까닭이다.
이날은 구단이 그의 진퇴를 최종 결정하기 위해 마련한 시험무대의 성격이 컸다. 통역을 통해 꼼꼼이 국내신문을 읽는다는 비아노가 이같은 사실을 모를리 없는 일. 때문에 그는 경기전 포수 장재중에게 특별히 미팅을 요청, 사인교환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전에 없이 진지했다.
그래서였는지 이날 패전투수의 멍에는 썼지만 선발로서 그런대로 제몫은 했다. 5이닝동안 6피안타 2볼넷 3실점의 성적으로 두산전이 송별회가 되는 사태는 피할 수 있는 수준.
그러나 여전히 김감독이 고개를 끄덕일 정도는 아니었다. 그도 썩 만족스럽지 않았는지 4일 내한, 이날 잠실구장을 찾은 아내 줄리에게 환한 얼굴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직은 고비가 더 남아 있는 탓이었다.
/김삼우기자 sam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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