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2일 서울 여의도 한강둔치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개최함으로써 이른바 「제2 민주화투쟁」의 깃발을 올렸다. 이회창(李會昌)총재를 비롯, 소속의원과 당원 등 1만5,000여명이 참석한 이날 「김대중(金大中)정권 국정파탄 규탄대회」는 시종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참가자들은 「독재타도」 「민주수호」 등의 어깨띠를 둘렀으며 「갈팡질팡 정책혼선, 신음하는 서민경제」「날치기로 법 만들고, 입만 열면 정계개편」등이 씌어진 피킷과 플래카드들도 물결을 이뤘다. 이총재 등 당지도부가 국민연금 파동 한일어업협정 3.30 재·보선 불법타락선거 고관집 절도사건 날치기 처리등 현 정권의 「실정(失政)목록」을 제시하며 규탄할때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당기 등을 흔들며 함성으로 호응했다.
이총재는 치사에서 『민주주의를 부르짖던 지도자가 정권을 잡았는데도 과거와 달라지기는 커녕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며 『현정권이 민주주의 파괴행위를 그만두고 국정파탄상이 멈출때까지 우리의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등단한 이기택(李基澤)전총재대행은 『현정권은 사이비 민주주의와 관치경제로 대표되는 정권』이라며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이라는 말처럼 위가 잘못돼 있는데 아무리 수혈을 하면 무엇하느냐』고 여권의 「젊은층 수혈론」을 비꼬았다.
또 김덕룡(金德龍)부총재는 『이 정권은 포장만 민주주의이지, 알맹이는 군사정부이상 가는 독재정권, 날치기 정권』이라고 비난했고, 이부영(李富榮)총무도 『과거 독재정권의 몰락을 경고하며 민주화투쟁을 했다는 현정권 자신이 바로 똑같은 길에 들어서고 있다』고 거들었다.
한나라당은 이날 집회에 앞서 연사들에게 6·3 재선거와 관련한 발언은 일체 자제토록 각별히 당부했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집회현장에 직원 10여명을 보내 발언내용의 선거법 위반여부를 일일이 체크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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