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KF16전투기를 20대 추가생산키로 결정한데 대해 공군과 군사전문가들이 『펜티엄세대에 386급 컴퓨터를 사는 것과 같은 예산낭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F16전투기생산이 중단되면 90년대초부터 록히드 마틴사의 이 비행기를 면허생산하기 위해 5,000억원이 투자된 삼성항공의 생산라인이 2001년부터 고철덩어리가 된다. 정부가 이 비행기를 계속 생산키로 한 것도 바로 이런 문제때문이다. 공군의 KF16전투기 120대 도입계획이 내년초 완료되면 조종사훈련용으로 개발한 「한국형 고등훈련기」가 양산될 때인 2005년까지 4년간 생산공백이 생긴다. 이에따라 삼성·현대·대우 등 항공3사의 컨소시엄구성을 강제해 온 정부는 이들에게 일감을 주고 생산라인을 유지, 고용을 창출해야 하는 위기에 봉착했다.
이와 관련, 정부와 업계 관계자는 『고등훈련기가 양산되면 우리도 초음속 항공기생산국가 대열에 들어가는 만큼 생산라인 유지를 위해 정부가 최소한의 물량을 공급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생산라인 중단으로 실업이 예상되는 3,000~5,000명의 고급인력 구제도 추가생산의 근거이다.
그러나 공군은 『미래 안보환경을 고려할 때 차기전투기사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1년치도 안되는 작업물량으로 4년 공백기간을 메우는 것은 땜질처방에 불과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공군은 특히 정부 일각에서 『경제난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 6조원 안팎의 예산이 들어가는 차기전투기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무리』라는 FX사업 연기론 및 무용론에 경계하고 있다. 공군은 『미사일 등 무기를 탑재하지 않을 경우, KF16의 비행시간은 1시간30분정도지만 무장을 하면 1시간으로 줄어 작전반경이 북한의 평양까지도 미치기 어렵다』며 『중·장거리 미사일기지 등 전략거점을 타격하기 위해서는 차기전투기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군은 또 KF16추가생산비용 1조1,000억원중 실제 국내항공사의 몫은 30%에 불과하고 나머지 7,000억원은 로열티와 핵심부품 도입 등으로 미국에 지불해야 하는 점을 들어 실효성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덕상기자 jfurn@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