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김재박감독이 목하 고민중이다. 투수 위재영(27)때문이다.지난달 29일 위재영은 병무사범 합동수사부에서 병역 면제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틀뒤 위재영이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군의관에게 2,000만원을 건넨 구단 홍보부장이 구속됐다. 위재영은 무혐의로 풀려났다.
위재영은 사건이 터진지 11일째인 9일, 인천 두산전서 마운드에 섰다. 마음을 다잡을수 없어서였는지 4와3분의1이닝동안 1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그리고 비난이 쏟아졌다. 『법적 하자가 없다지만 어떻게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마운드에 다시 세울수 있느냐』고. 또 『LG의 서용빈은 어찌된거냐』고. 역시 군면제비리로 구속까지 됐던 서용빈은 보석으로 풀려나 현재 재판에 계류중이다. 그 역시 경기에 출장하는데는 법적 하자가 없다. 그러나 그는 그라운드에는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자숙기간이 필요하다는 구단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는 『서용빈과 위재영은「정도」가 다르다』고 말한다. 서용빈은 본인이 직접 뇌물을 건넸고 구속까지 됐지만 위재영은 무혐의란 얘기다. 그러나 이렇게 되묻는다면 할 말이 없어진다. 『그렇다고 위재영이 도덕적 책임마저 벗어던진 겁니까』. 김재박감독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한다.
선수개인이나 팀을 봐서는 정상적으로 경기에 출장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병역」문제에 민감한 한국적 상황에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정상적으로 경기에 출장시키기가 찜찜하다.
김재박감독은 인천 한화와의 3연전서 그의 등판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또다시 쏟아질 비난이 만만찮아 보인다. 그래서 고민중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