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11시14분께 MBC의 「PD수첩」방영중 방송내용에 불만을 품은 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이 MBC 주조정실에 난입, 최종전원장치를 차단하는 바람에 정규방송이 중단되는 최악의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특선다큐멘터리 줄무늬의 충돌」이라는 엉뚱한 프로와 광고가 5차례에 걸쳐 방영되는등 20분이상 파행방송이 계속됐다.이날 이재록(李載祿·57)목사가 당회장으로 있는 만민중앙교회 신도 2,000여명은 오후 10시45분께 관광버스 등으로 여의도MBC본사 앞으로 집결, 이중 500여명이 PD수첩이 시작된 11시 5분께 방송사내 1층로비와 4층 교양제작국에서 농성을 벌였고 수십명은 방송을 통제하는 2층 주조정실로 난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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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밤 MBC 1층 로비에서 시위를 벌이는 만민중앙교회 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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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조종실에 난입한 만민중앙교회 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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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대신 내보낸 프로그램
이 때문에 밤 11시부터 시작된 「이단파문, 이재록목사-목자님, 우리 목자님」 이란 제목의 PD수첩 프로가 시작된 지 5분만인 오후 11시 15분에 1분동안 방송이 중단되는 첫 사고가 일어났다. 신도들은 이후에도 주조정실의 조작스위치들을 마구 건드리는 바람에 11시17분부터 1분여, 20분부터 5분간, 28분부터 2분간, 31분부터 10여분간 「특선다큐멘터리 줄무늬의 충돌」이라는 제목의 얼룩말생태를 다룬 방송프로가 방영됐다. 밤 11시40부터는 1시간 예정이던 PD수첩이 아예 중단된 채 광고방송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PD수첩 이주갑(李柱甲·43)제작팀장 등이 신도들에 의해 멱살을 잡히고 폭행당했으며 방송사 장비들도 일부 파손됐다.
경찰은 밤 10시 50분께 신고를 받고도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알지못한채 오후 11시15분에야 10여명의 기동타격대만을 보냈다가 MBC내로 난입하는 신도들을 전혀 제지하지 못했으며 뒤늦게 기동대 11개중대를 보냈다.
이날 프로는 6년째 종교 비리 등을 추적해온 윤길룡(42)PD가 제작 책임을 맡았는데 윤PD는 이재록목사와 관련한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방송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등의 협박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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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영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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