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영주·한국국제협력단 스리랑카 해외봉사단원 -처음 스리랑카에 왔을때 자동차가 너무 많아 놀랐다. 수도 콜롬보 시내를 다니다 보면 차종이 너무 많아서 마치 이곳이 자동차박물관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수십년된 폭스바겐에서 최신형 BMW나 볼보까지 거리에 없는 차종이 없을 정도다.
스리랑카는 경제적으로 후진국이어서 교통법규를 잘 지키지 않아 질서가 문란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스리랑카에서 살다보면 나름대로의 자동차 문화가 정착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곳은 주로 편도1차선 도로가 많고 대부분 도로는 중앙선이 그려져 있지 않다.
그리고 비록 중앙선이 그려져 있다고 해도 마음대로 추월할 수 있고 어디에서든지 U턴이 가능하다. 콜롬보 시내 도로에는 횡단보도가 몇군데 있지만 이곳으로 길을 건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디에서든지 건너면 그곳이 바로 횡단보도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막 도착한 사람들은 자동차를 타면 무척 긴장하게 된다. 밥먹듯 하는 앞지르기, 불과 몇㎝차이로 지나가는 자동차로 인해 처음에는 나도 겁을 먹었다.
그러나 의외로 사고는 잘 나지 않는다. 물론 운행속도가 낮은 탓도 있지만 사고율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이들 나름대로의 약속이 있다는 것이다. 그 중하나는 서로간에 의사표시를 꼭 하는 것이다.
스리휠러(Three Wheeler)라는 바퀴 셋달린 택시가 있는데 택시운전기사들이 운전하는 것을 보면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할 때 깜빡이를 켜는 것은 물론이고 손을 번쩍들어 90도 직각이 되도록 신호를 한다.
또 반대차선에서 U턴을 하기 위해 차선을 가로막고 있을 지라도 욕하거나 시비거는 것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대부분 경적과 상향 헤드라이트는 안전을 위해 상대에게 알리는 도구로 사용한다. 스리랑카가 비록 소득은 높지 않지만 자동차문화는 있는 나라인 셈이다.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