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이 꿈틀거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지난해 13.6%나 폭락했던 전국 평균 땅값이 올 1·4분기에 IMF이후 처음으로 0.35% 상승세로 돌아섰다.발빠른 투자자들은 이미 급매물 매수를 끝낸 상태. 수도권 지역의 경우 급매물의 90%정도가 모두 소화됐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건국컨설팅 유종률(劉宗栗)대표는 『1~2월까지 1억원 안팎의 급매물을 빼고는 땅거래가 거의 없었는데 지난달부터 2억원짜리 이상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땅값이 과연 오를까 한국토지공사가 지난 3일부터 팔기 시작한 토지수익연계채권은 1주일여만에 5,000억원어치가 모두 동이 났다. 특히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첫날 판매에서는 4,600여억원이 팔려나가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토지수익연계채권은 땅값이 오르면 이자도 함께 오르는 부동산간접투자상품. 돈굴리는데는 도가 트인 기관투자가들이 이처럼 앞다퉈 부동산투자에 몰려든 것은 땅값 상승 기대감때문. IMF이후 20~30% 폭락한 땅값이 실물경기 호조 등에 힘입어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장에서 뛰는 부동산중개업소들도 땅값 상승을 점치고 있다. 21세기컨설팅이 자체 부동산체인점인 전국 105곳의 「M21」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1억원의 여유자금이 있다면 땅에 투자하겠다」는 사람이 응답자의 28.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중개업자들은 대부분 올 하반기 바닥을 다진 이후 내년부터 본격 상승세를 보일 것(66%)으로 내다봤다.
이에 반해 LG경제연구원 김성식(金聖植)연구위원은 『땅값이 오르더라도 올해에는 2~3%, 내년에도 경제성장률과 비슷한 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땅투자는 한발 앞서야 땅에도 가격과 거래를 주도하는 블루칩들이 있다. 최근 토지시장에서는 준농림지가 블루칩역할을 하고 있다. 준농림지가 아파트건설이나 전원주택단지 조성 등 활용도가 높기 때문.
최근 파주 용인 양평등 수도권 지역의 우량 준농림지는 거래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지난해 가을보다 실거래가가 20% 이상 뛰어오르는 활기를 보여주고 있다.
준농림지에 투자하려면 먼저 지자체별로 준농림지에 대한 도시기본계획이 세워져 있는지 확인해봐야한다. 기본계획상 녹지로 돼 있거나 자연환경보전 지역등은 개발이 안되므로 피해야한다.
경매물건도 노려볼만하다. 수도권 일대에서 토지경매물건은 한달 평균 2,500건 정도 쏟아지고 있다. 낙찰가도 감정가의 50~60%대로 시세의 절반 가격에 살수 있는 경우가 많다.
올 상반기를 매수시점으로 잡는 것이 좋다는 것이 부동산전문가들의 견해. 토지공사 토지연구소 김창연(金昌淵)처장은 『4~6월에 힘을 비축한 다음 3·4분기부터 본격적인 오름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여유자금이 있다면 한발 앞서 매입에 나서는 것이 좋은 땅을 싸게 살수 있는 방법』이라고 권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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