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그룹 계열사인 대한생명의 부실과 관련해 이정보(李廷甫)·이수휴(李秀烋) 두 전직 보험감독원장이 잇따라 구속되자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대한생명 관리인인 금융감독원 박동수(朴東洙)검사1국장이 6일 푸른신용금고 뇌물사건으로 구속된 것까지 치면 대한생명과 관련된 감독기관 고위간부 3명이 잇따라 사법처리된 것이다.특히 이수휴 전원장은 97년 한보사건, 지난해 외환위기 수사, 항도종금 인허가 등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수차례 받고도 사법처리를 면했으나 결국 대한생명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2월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이 구속될 때만해도 그저 개인비리 정도로 여겼으나 뒤늦게 감독기관으로 불똥이 튀자 혹시 「최순영 리스트」라도 있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계와 관가에선 금감원 박국장이 구속된 후 검찰이 재경부와 금감원, 국세청 간부 13명의 리스트를 확보하고 있다는 소문이 그럴듯 하게 나돌았다. 검찰은 그러나 푸른신용금고 관련자들에 대한 내부제보가 와전된 것같다며 이같은 소문을 부인했다.
당초 이번 수사는 금감원이 대한생명에 대한 특별검사 결과 최회장 등 회사간부 13명을 수사의뢰함에 따라 이뤄졌다. 이정보 전원장도 이 때 수사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이에 앞서 2월11일 최회장을 1억6,500만달러의 외화 밀반출 혐의로 구속한 상태였는데, 추가 수사로 최회장이 대한생명을 통해 11개 계열사에 1조2,800억원을 불법대출해주고 회사자금 880억원을 횡령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 관계자는 『대한생명이 지난해 10억달러 규모의 외화도입을 추진중이어서 최회장의 구속에 신중을 기했으나, 알고보니 대한생명은 껍데기 뿐인 회사였다』고 말했다.
결국 최회장은 이같은 회사의 부실과 자신의 불법행위를 감추기 위해 감독기관 책임자에게 뇌물을 건넸고, 이같은 금품로비는 광범위하게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그러나 일단 『최순영 리스트와 같은 것은 없다』며 『너무 확대해석 하지 말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수사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해 추가 혐의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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