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을 끌어서라도 한탕을 하려는 투기심리가 증시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주가가 급락할 경우 감당할 수 없는 손실이 생기는데다 이른바 「작전세력」에게 이용당할 수도 있는 만큼 신용투자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일부종목에서 최근 신용융자 잔고율(신용융자 한도 대비 신용투자 비율)이 50%를 넘어서는 등 투기조짐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신용거래란 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일정한 증거금을 받고 고객에게 주식매매대금을 빌려주는 것. 증권거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지만 투기를 조장할 수도 있기 때문에 종목당 발행주식수의 20%로 한도가 정해져 있다.
신용거래의 위험성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상장종목의 잔고율이 7일 현재 5.15%에 머물렀다. 그러나 종목별로는 신용융자 잔고율이 30%를 넘어선 종목이 이날 현대 29개에 달한다.
남한제지 우선주의 경우 올연초 5%를 넘지않던 신용잔고율이 7일 현재 90.85%까지 급등했다. 전체 거래량 가운데 신용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신용공여율)도 크게 늘고 있다. 주가가 급등한 지난달 30일∼7일 기간 신용공여율이 10%를 넘어선 종목은 무려 30개에 이른다.
이같은 과열 신용투자는 대부분 유동주식이 작고 주가가 낮은 개별 소형주에 집중되고 있다. 자본금 750억원 이상 대형주의 평균잔고율은 3.99%에 불과하지만 자본금 350억원미만 소형주는 10.84%에 달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투자가 비정상적으로 몰린 종목은 불확실한 소문이나 군중심리에 휩싸여 개인투자자들이 뒤늦게 물량을 잡기 위해 신용을 끌어다 산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용투자가 활발한 종목중에서는 주가가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신용잔고비율이 46%에 달한 Y금속의 경우 3월30일이후 6일까지 단 이틀을 빼고 주가가 연일 급등, 1만2,500원에서 2만8,600원까지 오르는 이상현상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지난주 전체 거래량 가운데 신용거래는 4분의1에 달할 정도였다. 잔고율이 43%에 달한 B사의 경우도 「작전설」이 파다하게 퍼지면서 지난주말 하룻동안만 주가가 상한가와 마이너스를 오가기도 했다.
지난달말 4만9,000원이던 주가가 7일만에 7만원대로 올라서는 이상강세현상을 보이는 H사 역시 신용잔고율이 50%를 넘어서는 과열 투기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신순(朴信淳)조흥증권 투자분석팀장은 『가격제한폭이 15%로 확대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신용투자를 했다간 며칠사이에 본전을 까먹을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일반투자자들은 신용투자에 함부로 나서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형기자navido@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