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그니타리아(Cognitaria). 육체노동이 아닌 지식과 두뇌를 사용하는 유식 계급.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10년 전 쯤 「권력이동」에서 미래를 이런 유식계급의 시대라 불렀다. 다가올 사회변화를 예감하며 창조적인 사회예측을 한 다니엘 벨, 피터 드러커 등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지식」이 갑작스럽게 우리 삶의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지식기반 경제」 「지식산업」 「지식경영」은 이제 낯선 말이 아니다. 물론 지식이 「별 것 아니었던」 시절은 없었다.
그렇다면 대체 예전과는 다른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중요한 것은 「지식 혁명」이 이제는 토플러나 드러커 등 학자들의 책에서나 볼 수 있는, 미래 사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 다우존스 공업지수의 1만대 돌파는 마이크로소프트, IBM, 야후,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하이테크 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에 힘입었다. 조직적으로 아이디어와 지식을 공유하고 그것을 체계적으로 계발하는 산업의 저력이다. 이런 기업의 성장은 이제 그 누구와도 무관하지 않다. 『나는 컴맹』이라 생각하는 사람조차도 이 기업들을 재테크의 방편으로 활용하고 있다.
직업을 구하려는 가정주부가 여럿 있다 치자. 능력에서 큰 우열이 없다면 그들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널려 있는 취업 정보를 얼마나 빨리, 그리고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 인터넷이나 통신망을 이용한 정보의 수집과 가공이 결국 우리 삶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수단의 하나가 되고 있다.
「지식자본주의 혁명」(원제 The knowledge Economy)은 이런 지식 기반사회의 변화 모습을 다양하게 조망한 책이다. 지식기반 경제란 무엇이며, 그 효과는, 지식기반 경제가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피터 드러커, 로버트 라이히, 레스트 서로우 등 저명한 학자 13명의 글을 통해 살폈다. 지식자본주의가 자리잡게 된 이유를 비롯해 경제의 가장 중요한 동인(動因)이 되는 지식의 성장과 변화, 지식기반 경제에서 학습방법은 물론 무형의 지식을 측정하고 관리하는 수단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편집한 언스트·영 기업혁신센터의 데일 니프 연구위원은 『왜 우리는 오늘날처럼 지식 서비스와 하이테크의 집적이 과거 페니실린이나 혹은 원자분열발견과 같은 지식 발전보다 경제원리에 더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 답은 종전에는 지금처럼 지식근로자 수가 많지 않았으며, 고도의 컴퓨터 기술에 의존하는 통신수단과 기반시설이 존재하지 않아서, 또 지식이 매우 빠르게 또 한꺼번에 대량으로 전파되어 갈 수 없었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과거에는 지식근로자들이 집단으로 모여 혁신적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협동적인 조직구조에 개인적 이윤동기가 없었다는 데 있다. 지식경제의 개념이 무엇인지, 실체는 어떤 것인지 궁금했던 사람들이 읽기 좋은 책이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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