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가 일본 야쿠자와 짜고 북한에서 구입한 시가 5,000억원대의 히로뽕을 국내를 경유해 일본으로 밀반입하려다 한일 수사당국에 의해 적발됐다. 북한산으로 추정되는 마약을 공해상에서 거래하다 적발된 적은 있으나 북한항에서 히로뽕을 선적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서울지검 강력부(박영수·朴英洙부장검사)는 10일 70년대 서울 명동 일대를 장악했던 폭력조직 「신상사파」 조직원 출신으로 농수산물 수입업을 하는 구기본(具箕本·52)씨와 일본 3대 야쿠자 조직 「쓰미요시」파 고위간부인 재일동포 다치가와 마쓰루(52·한국명 양종만), 조직원 마쓰나미 겐(42·한국명 정지원) 등 3명을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구씨는 올해 2월 초 동해시 묵호항에서 중국선박인 임양냉2호 선장 장일철(張日哲·51·재중동포)씨로부터 『북한에서 히로뽕 100㎏을 구해올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평소 친분이 있는 야쿠자 조직원 양씨 등에게 판매 가능성을 타진한 뒤 운반경비 명목으로 1,000만엔(한화 1억1,000만원)을 받아 장씨에게 6,000만원을 건네줬다.
돈을 받은 장씨는 지난달 2일 북한 흥남항에 입항, 북한산 재첩 등 수산물 상자 바닥에 100㎏의 히로뽕을 숨겨 선적한 뒤 묵호항을 경유해 같은 달 13일 일본 사카이항에 입항, 하역하다 일본 경찰에 적발됐다. 구씨와 양씨 등은 사건 직후 한국으로 달아났으나 첩보를 입수한 검찰에 검거됐다.
검찰은 이들이 북한에서 히로뽕을 얼마에 구입했는지 조사중이라며, 국내 판매가 기준으로 5,000억원 상당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우리나라가 일본 야쿠자의 마약 밀수 중간경로로 이용된 사례가 처음 드러났다』며 『한국 출입이 잦은 야쿠자 조직원과 국내 조직폭력배 46명의 동향을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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