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오공만이 「슈퍼보드」를 타고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신세대들도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하늘을 난다. 그중에서 백승현(20)은 진짜 「날으는 슈퍼보드」다. 그는 자타가 인정하는 스케이트 보드 국내 1인자.
신세대들에게 「스케이트 보드의 메카」라고 할만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앞 보도를 보드장으로 개척한 이도 바로 백승현이다.
중학교(신원중) 2학년때 어머니로부터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스케이트 보드가 그의 인생을 바꾸었다. 스스로도 문제아라고 생각할 만큼 말썽을 부리고 다닌 백승현은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부터 꿈을 보드에 실었다. 그래서 남들이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밤샘공부를 할때 밤늦도록 스케이트 보드를 탔다.
왜 스케이트 보드에 매달렸을까. 그는 『스케이트 보드를 타기전까지 주말이 기다려진 적이 없다』는 말을 했다. 스피드와 스릴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남과는 다르고싶은 신세대적 충동때문이었을까. 하여간 그는 기술 하나를 익히기 위해 수백번 넘어지고 깨지고 다쳤다. 몸 구석구석은 상처로 얼룩졌지만 무엇인가에 이렇게 열심히 매달려보기는 처음이었다고 했다.
그는 『수십번의 실패를 통해 성공하는 순간의 쾌감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이런 맛때문에 스케이트 보드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스케이트 보드 기술의 백미는 「알리(OLLIE)」. 땅을 박차고 하늘을 나는 기술이다. 보드가 마치 몸을 떠받히듯이 발바닥에 달라붙는다.
사실 스케이트 보드는 많은 신세대들이 화려한 몸동작에 반해 입문을 하지만 기술습득의 어려움때문에 중도포기하기 일쑤.
그는 하늘을 날아 계단을 뛰어넘는 알리를 익히기 위해 무려 3년을 넘어졌다고 한다. 기술하나를 익히는데만 평균 6개월이 걸린다고 했다.
백승현은 『나는 포즈와는 질적으로 다른 라이더』라고 말한다. 포즈는 폼만 잡는 애들을 뜻하는 은어라는데 「진정한 라이더는 보다나은 실력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서로간의 우정을 돈독히 하는 사람」이라고 나름대로의 정의까지 내렸다.
그의 꿈은 프로스케이터가 되는 것. 벌써부터 스케이트 보드 수입회사가 스폰서로 나서는 등 여러회사에서 후원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미래의 가능성을 눈여겨 보고 있다. 지금은 미국처럼 프로투어가 열리기는 쉽지 않겠지만
스케이트 보드가 스포츠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때를 겨냥하며 고수가 된 지금도 서울 을지로의 훈련원공원 등에서 밤늦도록 보드를 타고 스포츠 용품회사가 주최하는 대회에도 참가하고 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날으는 슈퍼보드」 백승현이 두팔을 벌린 멋진 자세로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하늘을 날고 있다. 최종욱기자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