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막일꾼에서 재벌 2세로, 요조숙녀에서 호스티스로, 사장 딸에서 날건달의 친구이자 사기꾼으로…. 성동일, 노현희, 김지영, 허준호 등 일부 연기자들의 카멜레온 연기 변신이 놀랍다. 도저히 같은 인물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기존 이미지를 완전히 파괴했다.대표적인 연기자가 「빨간 양말」 성동일(31). SBS 「은실이」에서 극장 막일꾼으로 나오고 있는 그는 새로 시작한 KBS 2TV 주말드라마 「유정」에서 무역회사 회장의 아들로 변신했다. 억센 전라도 사투리에서 점잖은 서울 말씨로, 값싼 기름을 덕지덕지 바른 머리에서 차분하게 손질한 머리로. 무엇보다 여주인공 박진희에게 당당히 접근하는 폼이 푼수같았던 「빨간 양말」과는 천양지차다.
SBS 「토마토」의 디자인실장 김지영(25)도 몰라보게 변했다. 변신의 무대는 역시 「유정」. 구두회사 사장(김자옥)의 딸로 라이벌 김희선을 못살게 구는 세라에서, 「유정」에서는 건들거리는 사기꾼 미리로 탈바꿈했다. 순진한 처녀 최지우를 협박하는 모습을 보면 과연 「전원일기」의 복길이가 맞나 싶을 정도.
SBS 주말드라마 「파도」의 노현희(26)도 눈길을 끈다. SBS 「청춘의 덫」에서 큰 말썽 부리지 않는 얌전한 처녀로 나왔던 그가 「파도」에서는 직업의식이 투철한 호스티스로 나온다. 옷차림에서부터 말투까지 진정한 프로다. 하기는 1월 공연된 MBC 신파극 「며느리 설움」에서 유부남 이덕화를 유혹하는 요부로도 출연했지만.
이밖에 허준호(35)는 최고의 사윗감(MBC 「보고 또 보고」의 기풍)에서 외눈박이 깡패(MBC 「왕초」의 발가락)로, 김찬우(30)는 덜렁대는 산부인과의사(SBS 「순풍산부인과」의 찬우)에서 사랑 열병을 앓는 레지던트(KBS 2TV 「유정」의 현우)로 180도 변신했다. 연기자들의 변신은 무죄이고 시청자들은 그 변신에 즐거워한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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