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입원한 이래 중병·위독설이 끊이지 않았던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 전 일본총리의 육성 녹음이 8일 공개됐다. 마쓰모토(松本)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사쿠라우치 요시오(櫻內義雄) 전중의원 의장의 의원재직 50주년 기념 축하 모임에 약 2분간의 녹음 축사를 보낸 것.다케시타 전총리는 비서 출신인 아오키 미키오(靑木幹雄) 참의원 의장과 가족이 녹음한 축사에서 또렷한 목소리로 3월 사쿠라우치 의원의 중의원 연설을 칭찬했다. 또 『58년 34세로 처음 국회 연설에 나설 때 대기실에서 사쿠라우치 의원이 「나도 34세에 처음 당선됐다」고 격려해 주었다』고 회고, 타고난 기억력을 과시했다.
이날 저녁 도쿄(東京)에서 열린 축하 모임에서도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가 『자네가 대신 축하해 주도록 하라』는 다케시타 전총리의 전화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오부치 총리는 지난달 미국 방문에 나설 때 다케시타 전총리가 전화로 「오늘의 일본은 전후 미국의 지원때문에 가능했음을 강조하라」고 주문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녹음 축사와 오부치 총리의 발언등은 모두 다케시타 전총리의 건재를 과시하기 위한 것. 병원조차 알려지지 않은 채 입원기간이 길어지자 중병·위독설이 무성했고 특히 8일의 축하모임 출석 여부가 주목돼 왔다. 불참에 대한 억측을 막으려는 고육지책으로 다케시타 전총리 스스로가 생각한 방법이 축하 녹음인 셈이다. 그러나 이날로 「사망설」은 불식됐지만 중병·위독설은 더욱 번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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