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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위험도사린 '10대와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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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위험도사린 '10대와 인터넷'

입력
1999.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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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국에서는 「인터넷 윤락가」와 「인터넷 뒷골목」이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10대들이 인터넷 속에 범람하는 음란물과 폭력사이트에 무차별적으로 탐닉함으로써 윤리적 타락과 모방범죄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자각의 결과다. 동료학생 20여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칼럼바인 고교 총기 난사사건의 범인 학생 2명이 인터넷 폭력사이트의 영향을 받았다는 충격적 사실은 미국 10대들에게 미치는 인터넷 문화의 부작용을 실증하고도 남는다.일찍이 슈퍼하이웨이(정보고속도로) 주창자였던 앨 고어 미국 부통령이 미국 15개 온라인회사의 음란 폭력물 차단장치 합의를 발표하는등 인터넷 음란물 문제 해결을 강조한 것은 이 문제가 2000년 미국 대통령선거의 핵심 쟁점이 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인터넷 문화의 부작용으로 심각하게 고민하는 미국사회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볼 수만은 없는 바로 우리의 현실에 눈을 돌려야 한다.

우리의 10대들도 인터넷 뒷골목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돼 있다. 간단한 영어만 이해하면 몇번의 마우스 클릭으로 그들은 전세계의 음란 폭력사이트를 찾아다닐 수 있다. 한 PC통신 업체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문 했더니 80%의 응답자가 인터넷을 통해 외설물을 보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인터넷의 음란성은 시각적인 것만은 아니다. 소위 「야설」이라는 이름아래 상상을 초월하는 외설적인 픽션이 소개되고 청소년들이 접근할 수 있는 게시판에 음란한 내용의 낙서정보가 뜨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청소년의 인터넷 뒷골목출입을 통제할 능력도 자세도 없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신문 방송 출판물같은 미디어와 달리 인터넷은 국경선 없이 전세계가 하나로 묶여있고, 부모와 사회의 감시 밖에 있는 10대들의 손가락에 달려있다. 정부도 부모도 모두 인터넷에는 성공의 열쇠만이 들어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그 부작용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최근 우리 청소년들의 탈선이 컴퓨터통신의 영향을 적잖게 받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칼럼바인 고교 난사사건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컴퓨터 보유대수는 800만대, 인터넷 가입자 수는 300만명이다. 몇년전만 해도 생소했던 인터넷이 우리 사회를 풍요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또한 10대들을 유혹하는 음란 폭력의 채널이 입을 벌리고 있다. 청소년들이 그곳에 빠지게 해서는 안된다. 정부·관련업체· 학부모가 유기적으로 감시하고 교육과 계몽, 법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차단장치 개발과 도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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