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섭·한국효도회 명예회장·국회의원-어머니를 생각하면 나는 항상 기쁜 마음이 든다. 어려울 때건 기쁠 때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어머니이다.
서울에 사는 나는 어머니가 고향을 고집하기 때문에 못 모시고 있다. 시멘트벽으로 둘러 싸인 도회지보다 시골에서 텃밭을 일구고, 일가 친척들을 보며 사시는 게 더 행복할 것이란 생각이 들어 나는 어머니를 홀로 되신 누님과 함께 사시게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항상 어머니가 그립다. 매일 전화통화하는 것으로는 양이 차지 않는다. 요즘에는 문명의 이기 덕에 서울에서도 정읍에 계신 어머니 얼굴을 화상으로 보며 통화를 할 수 있어 조그만 위안이 되고 있다.
올해 백수(百壽)를 넘기신 어머니는 다행히도 건강하시다. 나는 어머니가 더 오래 오래 살아 주십사 하는 마음에 어머니를 기쁘게 하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항상 궁리를 한다. 노래를 만들어 음반취입을 하기도 했고, 집배원을 통해 아들의 작은 선물을 받는 아기자기한 기쁨을 드리기 위해 잡수실 과자나 빵을 2∼3일마다 우편으로 보내기도 한다. 물론 주말이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어머니를 뵈러 간다.
주변에서는 이런 나를 효자라고 한다. 그러나 가끔 나는 내가 정말 효자인가 자문해보곤 한다. 나는 효자라기보다 어머니를 지독히 사랑하고 어머니에게 항상 위로와 격려를 받는 자식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8일은 어버이날이다. 어버이날은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는 날이다. 그런데 해마다 이 날이 되면 한가지 걱정이 고개를 든다. 부모에 대한 효가 자식으로서의 의무감에서 행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다. 의무감에서 꽃을 사고 선물을 준비하는 것보다는 평소 안부라도 자주 묻고 찾아 뵙는 것이 부모에게는 더 큰 기쁨이 될 것이다.
어버이에 대한 효는 본질적으로 의무감이 아니라 자신의 기쁨이다. 나는 부모에 대한 효는 큰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작고 사소한 것에 있다는 것을 자식을 비롯한 이 세상의 모든 아들, 딸들이 깨달았으면 한다. 이번 어버이날은 우리 모두에게 그런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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