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빠가수 설운도] 트로트 직접 만들어 불러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빠가수 설운도] 트로트 직접 만들어 불러요

입력
1999.05.08 00:00
0 0

 - 설운도 인기 장수 비결은 -트로트가 한물 갔다고? 그러나 지방이나 야외공연에서 10대들이 열광하는 트로트 가수도 있다. 설운도(41). TV에 나와서 경상도 사투리로 농담도 잘하고, 지난 해 베스트 드레서로 꼽힐만큼 그럴싸한 패션, 그리고 「가발 쓴 가수」라는 다소 코믹한 요소까지.

그에게는 어느새 「국민가수」라는 말이 붙었다. 설운도가 여느 트로트 가수들에 비해 끈질긴 생명력을 갖는 것은 끊임없이 「버전 업」하는 그의 노래에 있다. 83년 「잃어버린 30년」으로 데뷔했을 때는 시대가 밀어준 부분이 많았다. 이산가족 상봉으로 전국이 눈물바다가 됐을 때 시의적절한 노래였다.

그는 단순한 것 같은 트로트 리듬에 세월따라 변화를 주었다. 데뷔 초 디스코 열풍이 불자 트로트에 디스코를 녹여넣은 「마음이 울적해서」, 남미 사운드가 유행할 때 「삼바의 여인」을 만들었다.

펑키 리듬이 유행하자 「너만을 사랑했다」 「여자 여자 여자」를, 복고열기가 시작된 90년대 중반에는 「다함께 차차차」를, 복고 붐이 절정을 이룬 지난 해에는 학창시절을 회고하는 「사랑의 트위스트」를 만들었다. 「혼자이고 싶어요」는 블루스와의 혼혈.

27세 데뷔 이래 가라앉지 않고 꾸준히 해마다 히트곡을 냈던 것은 그가 바로 싱어송 라이터이기 때문. 「트로트 싱어송 라이터」. 요즘 젊은 가수들은 코웃음을 칠 지도 모르지만 바로 이 점이 그를 매일 비슷비슷한 리듬을 만들어 내는 다른 가수들과는 차이를 만드는 요인이다.

가사는 영화배우 출신인 아내 이수진씨가 도맡아 쓴다. 『배우 출신이라 시나리오를 통해 간접 경험을 많이 했던 모양입니다. 처음엔 서툴더니 요즘엔 제법 쓰지요』

지난 연말 발표한 「재회」음반은 그로서는 인정하기 싫은 준히트곡. 하지만 요샌 뒤늦게 「누이」가 뜨고 있어 자존심이 많이 회복됐다. 초등학교 때 자신을 친동생처럼 아껴 주었던 중학생 누나. 그러니까 「사랑했던 누나」를 그린 노래다. 컨트리 사운드와 트로트가 만난 케이스로 주부팬들에게 인기 「캡」. 그가 해 준 얘기를 역시 아내가 가사로 옮겼다. 세 아이(2남1녀)를 안겨준 아내는 의상실을 경영하면서 옷차림까지 챙겨주는 최고의 매니저다.

그가 가수가 된 것은 어머니 영향이 컸다. 경북여고를 졸업한 신세대 여성이었던 어머니는 가수가 되려다 집안의 반대로 주저앉았다. 『어린 시절 노래를 부르면 어머니는 「영춘(그의 본명은 이영춘)아, 니가 커서 니 에미 한을 풀수 있겠다」고 하셨어요』 부산에서 고교 졸업 후 밴드활동을 하고, 가출도 했지만 어머니만은 든든한 마음 속 후원자였다.

그런 어머니 때문이었을까. 설운도는 연예인 답지않게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다. 『TV에 나와 멋있게 부르던 가수가 길에서는 형편없이 다닌다면 팬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요』

정장은 물론 캐주얼에도 신경을 쓴다. 술 담배도 안하고 유일한 취미는 경보(競步). 여의도에서 남산까지 속보로 걸어다니기도 한다. 디너쇼도 자주 갖지 않는다.

『올해는 「땅끝 정신 이어가기 운동본부」와 함께 민간운동에 참가할 생각입니다. 끝에서 새로 시작해보자는 운동이지요. 그래서 전남 해남군에서는 저를 명예군민으로 위촉해 주었습니다. 「땅끝에서 부는 바람」이라는 노래도 부를 생각입니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