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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5월의 햇차 그 싱그러운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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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5월의 햇차 그 싱그러운 맛

입력
1999.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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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선생의 유배지가 멀지 않은 제주 남제주군 안덕면 서광리. 어른 허리 높이에, 잘 다듬어진 정원수처럼 생긴 나무 행렬이 야트막한 산자락 주위로 끝간 데 없이 펼쳐져 있다. 단일 차밭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24만평)를 자랑하는 「서광다원」이다.차나무에서 어린 순이 파릇파릇 고개를 내미는 5월초는 연중 가장 일손이 바쁜 때. 인부들은 더러는 광주리를 옆에 끼고, 더러는 3명이 한 조를 이뤄 큼직한 포대가 달린 채엽기계로 생잎을 따느라 비지땀을 쏟고 있다.

서광다원을 운영하는 ㈜태평양 김영걸 농장관리이사는 『차나무의 생잎은 딴 지 두어 시간만 지나면 발효되므로 곧바로 증기에 찌거나, 뜨겁게 달군 솥에서 덖어낸다』며 『올해의 첫물차가 소비자들의 입맛을 얼마나 사로잡을지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5월은 햇차의 계절 5월은 다인(茶人)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차의 계절」. 차 중에서도 최고급품으로 치는 「햇차」(첫물차)가 나오는 시즌이다.

이맘때 차나무에서 수확한 새순으로 만든 첫물차는 가을과 겨울사이 뿌리에 축적된 영양분을 고스란히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차의 효능은 물론, 맛과 향이 일품으로 알려져 있다. 차애호가들은 올해에도 차의 날(25일)을 전후로 다양한 차축제를 마련, 햇차의 수확을 자축한다.

그렇다고 5월이 차애호가들만의 계절은 아니다. 복잡한 다기(茶器)를 갖추고, 찻상 앞에서 세련된 손놀림이나 몸짓으로 다도(茶道)를 즐기는 사람들만이 차를 음미하는 시대는 지난 지 오래.

차잎을 발효시키지 않고 찌거나 덖은 녹차와 중간발효차인 우롱차, 완전발효차인 홍차 등은 완제품 형태로 음료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차빵, 차국수, 차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형태의 차식품도 대중화 단계에 접어 들었다. 이른바 「생활차」의 시대다.

차 맛있게 먹는 법 녹차의 떫은 맛만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달중 싱싱한 햇차를 구하러 시장에 나가보자. 전문가들은 구수한 맛을 선호한다면 수분만 없애고 볶아낸 덖음차를, 깔끔하고 상쾌한 맛을 좋아하면 쪄서 만든 증제차를 선택할 것을 권한다.

차의 맛은 물의 온도나 질, 우려내는 시간, 차그릇 등에 좌우된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1인을 기준으로 차 2g에 50㏄의 끓는 물을 70∼80도로 식힌 뒤 1∼2분 가량 두었다가 찻잔에 따라 마시는 것.

좋은 차 고르기와 보관법 말린 잎이 가늘고 광택이 있으며, 바짝 건조된 것일수록 좋은 차다. 또 연황색 계열의 묵은 잎이 적어야 하며 손으로 쥐었을 때 단단하고 무거운 느낌이 드는 것이 좋다. 손으로 만든 차는 우려냈을 때 물에 담근 차잎이 원형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을수록 공을 많이 들인 차다.

다만 녹차는 빛이나 열에 의해 변질되기 쉽고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더욱이 냄새를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으므로 밀봉상태가 불완전한 상태에서 녹차를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차의 향미를 잃는 경우가 많다.

가장 좋은 보관법은 녹차를 완전 밀봉한 다음 영하 5도 내외의 냉동실에 보관, 공기와 온도 빛의 차단을 완전하게 하는 것. 실온이나 냉장보관은 습기를 유발하기 쉬우므로 피해야 한다.

/제주=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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