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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책읽기 국민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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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책읽기 국민운동

입력
1999.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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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파키스탄에서 인류 최고(最古)의 문자가 발견됐다. 영국 BBC방송은 인더스문명 유적지에서 발견된 나뭇가지와 삼지창, 도형 모양의 문자가 새겨진 그릇의 연대를 측정한 결과 그 문자가 기존의 것보다 200년이 앞선 5,500년전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아쉬운 것은 인더스문명이 BC 1900년께 홀연히 사라졌기 때문에 글자를 해독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독일의 구텐베르크는 1000년대를 마감하며 실시된 많은 조사에서 「1000년대의 가장 위대한 발명가의 하나」로 꼽힌다. 1450년에 그가 발명한 활판 인쇄술은 지금의 문명을 이끌어 온 큰 원동력이었다는 평가다. 문자는 활자의 날개를 타고 책으로 편집되어 단시간 내에 광활한 지역으로 지식과 정보를 공급했다. 천년의 교체기인 지금은 또다시 「읽는 문화」에서 「보는 문화」로 바뀌어 가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7일 「전국민 책읽기 운동」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2000년대의 영상문화 시대에 오히려 소홀해지기 쉬운 책읽기를 장려하여 전국민을 지식인화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캠페인의 하나로 KBS는 17일부터 「나를 움직인 한권의 책」이라는 독서권장 시리즈를 방영하며, 서양고전 1,000권과 한국고전 1,000권의 내용을 볼 수 있는 지식정보센터로 「밀레니엄 북타워」가 건립될 예정이다.

■지난 97년 실시된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의 월평균 독서량은 중학생이 2.9권, 고등학생이 1.5권, 성인이 0.8권으로 외국에 비해 현저하게 뒤지고, 또 나이가 들수록 책과 멀어지고 있다. 독서 캠페인으로 국민이 좀더 지식과 교양을 갖추게 하려는 정부의 충정은 이해되지만, 시대착오적이라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다. 독서는 유익하고 생산적인 활동이다. 그러나 국민을 계도하기 전에 독서·출판의 기반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정부의 할 일이다. 독서캠페인에 앞서 국민이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박래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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