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은 아직 진행형이다. 지난해 부실의 수렁에서 퇴출과 합병의 홍역을 치른 은행권은 올들어 외국계 은행의 진출을 앞두고 예외없이 내부개혁에 한창이다. 종전이 부실과의 싸움이었다면 이제는 선진은행과의 경쟁. 낙오자에게는 정부가 아닌 시장에 의한 퇴출이 기다릴 뿐이다. 국내 최고의 조흥은행도 충북은행과의 합병(3일)을 계기로 「한국 최고의 베스트뱅크(BEST BANK)」 건설에 나섰다. 합병을 준비하다 중도하차한 뒤 컴백해 초대 합병 은행장을 맡은 위성복행장을 만나 보았다.-이전 합병은행이 몸살을 앓았습니다. 충북은행과의 합병은 잘 돼 갑니까.
『이미 전산과 노조가 통합됐습니다. 합병당일 옛 충북은행 지점에는 창설후 가장 많은 고객이 다녀갔습니다. 기존 고객들은 이용에 전혀 불편을 못 느끼실 겁니다. 이른 시일내에 직원간 화학적 결합을 일궈내겠습니다』
-충북본부를 발족했는데 본점 이전문제와 관련이 있습니까.
『충북본부 신설은 충북은행의 거래 기업이나 고객들을 위한 것입니다. 충북지역에서 조달한 자금은 이 지역 기업 및 일반 고객에게 전액 운용할 방침으로, 충북본부는 지역은행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다음달에는 충청지역 중소기업에 대해 1,000억원 한도로 특별대출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본점 이전은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제2의 전산센터가 청주에 들어섭니다』
-취임때 이사회와 은행경영의 기본사항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셨죠. 비상임이사와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올해부터 비상임이사 중심으로 경영지배구조가 바뀌지 않았습니까. 비상임이사들과 만났을 때 제가 그랬습니다. 국제적인 관행에 따른 새 경영지배구조를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아보자고….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나, 비상임이사로 금융전문가인 지동현(池東炫)박사를 상주하도록 먼저 요청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비상임이사들과) 관계도 좋은 편입니다. 서로 협의해 좋은 은행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충북·강원은행과의 합병 등은 지난해 11월 중도하차 전 직접 만든 경영개선안 아닙니까.
『…』 (위행장은 미소를 지으며 합병작업을 조속히 마무리짓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34년만에 갖은 5개월여의 휴가때 여행도 다니고 은행 상임고문으로 금융·기업 구조조정 전반에 관한 보고서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외자유치는 계속 추진합니까.
『앞으로 대기업 사업맞교환(빅딜) 및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등이 본격 진행되고 내년부터 여신분류기준이 엄격해져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원은행과의 합병도 예정돼 있고 정부출자지분도 상환해야 하지 않습니까. 내년말까지는 5억달러의 외자유치를 포함해 1조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합니다. 외자유치는 환율 등 상황을 봐 가며 시기를 선택하고, 유상증자도 할 예정입니다』
-현재 조흥은행 주가는 7,000원대인데요.
『취임때 개인적으로 1만주를 샀습니다. 너무 낮다고 보지 않습니까. 지난번 아시아개발은행(ADB)연차총회 참석때 외국인 투자자들과 만나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경영주의 최고의 덕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선진은행의 국내 진출로 판도변화가 예상되는데요.
『새로운 외국 금융기관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면 도매금융 시장이 잠식될 것으로 봅니다. 중소기업 시장을 놓고 국내 은행간 경합이 예상됩니다. 또 예대마진으로 장사를 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얼마나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느냐, 또 수익성 있는 분야를 효율적으로 개척하느냐 등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겁니다. 내년말 또는 후년에는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
- 우문이지만…, 조흥은행은 자신있습니까.
『우리도 102년 역사에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하지만 700만명의 거래고객, 170만명에 달하는 신용카드회원, 800여개의 무인점포 등 소매금융분야가 탄탄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한국인터뷰(위성복 행장 약력)
약력
전남 장흥 출생(60세)
광주고, 서울대 상대졸
조흥은행 입행(64년), 싱가포르사무소장, 샌프란시스코 지점장,영업3부장,
심사부장,이사,상무이사,전무이사,은행장(98년 8~11월),상임고문
저서: 로드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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