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입후보를 둘러싸고 정치권 및 학계 등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한 후보가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동시 출마할 수 있도록 하는 중복입후보제는 우리나라에선 처음 시도된다. 두 여당은 「중복 출마는 중진들의 연속 당선을 위한 안전판」이란 비판여론을 의식, 당초 중복입후보 금지를 당론으로 정했었으나 막판에 지역주의 완화를 명분으로 이 제도를 도입키로 의견을 모았다. 반면 한나라당은 중복 출마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정당명부제를 시행하는 독일과 일본에서는 중복 출마가 가능하다. 다만 일본은 지역구 득표율이 비례대표 순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석패율」제도를 도입했다. 독일의 콜 전총리는 지역구에서 고배를 마시고도 비례대표제로 기사회생한 적이 있다. 자민련 김종호(金宗鎬)정치개혁특위위원장은 『중복출마를 금지하면 각 정당 취약지역에 출마하려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선관위도 중복 입후보 허용을 제안하는 의견서를 냈었다. 반면 한나라당 정치개혁특위 신영국(申榮國)간사는 『국민의 심판으로 떨어진 사람을 비례대표제로 구제해 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전남대 김광수(金光洙)교수는 『동시 출마가 허용되면 신진 인사의 원내진입이 줄어들 수 있으나 더 중요한 것은 정치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라며 중복 출마를 지지했다. 한림대 김용호(金容浩)교수는 『당내부의 비민주성과 부패정치가 청산되지 않은 상태에서 복수지원을 허용하면 정당 보스들의 전횡이 확대되는등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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