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와 승부근성으로 똘똘 뭉친 「김태환 농구」가 대학무대서도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김태환(49)감독의 중앙대가 올시즌 개막전인 99전국대학농구선수권서 8년만에 패권을 탈환, 3개대회 연속우승과 17연승을 기록한 것. 이번 대회서 중앙대는 대학 명문 고려대, 연세대를 비롯해 신흥강호 한양대 등 라이벌들을 모두 제압하며 독주를 예고했다.
특히 지난해 5월 여자농구(국민은행) 지도자를 끝으로 중앙대 사령탑을 맡은 김태환감독은 데뷔전인 대학연맹전서 고려대에 패한뒤 2차전과 농구대잔치 우승에 이어 이번 선수권마저 휩쓸어 「최고의 승부사」로 자리매김했다.
대학 최장신 센터 김주성(205㎝)을 필두로 포워드 송영진(198㎝) 가드 임재현(182㎝) 등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을 1년만에 멋지게 다듬었고 공수에서 완벽한 조직력을 발휘했다는 평이다. 김태환감독의 뚝심과 지략, 통솔력과 변화무쌍한 용병술이 여자농구판에 이어 대학농구서도 「성공」했다는 것.
특히 스타 플레이어출신의 지도자가 선수보다 각광을 받고 잘 포장된 학연과 지연이 능력보다 우선시되기 쉬운 가운데 무명선수 출신에다 고졸 학력이 전부인 김태환감독이 보여준 남다른 지도력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
동대문상고를 졸업하자마자 19세에 초등학교서 코치를 시작해 여중·고를 거쳐 85년 국민은행 코치, 89년에는 국민은행감독에 올랐는데 맡는 팀마다 최강으로 이끌었다.
김태환감독은 『지면 살아남지 못하는 승부의 세계에서 끌어줄 선배도 밀어줄 후배조차 없는 처지다. 내가 살아 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이기는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늘 말한다.
지난해 농구대잔치 우승을 이끌고도 본의 아니게 대입특기생 비리에 연루돼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사실상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김태환감독이 여자농구서 쌓았던 명성에 흠집이 났던 것도 사실. 주위에서는 세상물정보다 농구지도에 혼신을 다한 때문이라며 위로했고 이번 우승으로 명예회복을 이룬 것이다.
/장래준기자 ra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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