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단계에서는 그림책 읽어주기가 최고의 교육이에요. 창의력, 상상력, 표현력, 어휘력을 기르는 데 가장 효과가 있거든요』 육아·어린이서적만 20여권을 펴낸 신세대 동화작가 호원희(32)씨의 육아비결은 그림책 읽어주기와 아이의 창의력을 자극하는 대화에 있다.덕성여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호씨는 아동학이나 유아교육분야 전문가 못지않게 왕성한 집필활동을 벌이고 있는 육아전문가. 93년 아동·육아서적 전문창작집단「우리누리」멤버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최근에도 「엄마랑 같이 하는 생활 속 알뜰공부」와 「엄마의 재치있는 질문이 아이의 창의력을 키운다」등 육아서 2권을 동시에 출간하기도 했다.
그림책 읽어주기는 첫돌 때부터
호씨가 그림책을 읽어주기 시작한 것은 아들이 돌이 되기 직전부터.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머리맡에 앉아 책을 읽어주었다. 낮에도 책을 블록처럼 쌓거나 세워두는 놀이를 가르쳐 책을 장난감처럼 여기게 했다. 책 내용은 처음에는 사물이름이 나열된 그림에서 출발해 생활습관을 담은 것, 주변의 일상사를 소재로 한 생활동화, 이야기 구조가 있는 창작동화와 전래동화로 발전하는 게 좋다.
현재 37개월인 아들은 이제 책을 읽어주지 않으면 잠을 자지 않으려고 한다. 호씨는 『아들이 간혹 하룻밤에 20~30권을 읽어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며 『더 이상 읽어줄 책이 없다고 하면 아들이 손바닥을 펴들고 즉석에서 이야기를 지어낼 정도가 됐다』고 말한다.
상상력과 관찰력을 키워주는 질문교육
책을 읽어주는 과정에서 필요한 게 엄마의 재치있는 질문. 아이에게 『지나간 장면에 나오는 동물의 발가락이 어떻게 생겼을까』라든가 『다음 얘기는 어떻게 진행될까』등을 물어봄으로써 상상력과 관찰력, 기억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그림책에서 보았던 내용을 사물과 연관시켜 질문을 던지면 머리 속에 오랫동안 남게 되면서 또 다른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호씨는 요즘 직접 유아용 그림책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다. 아이들의 나쁜 생활습관과 문제행동을 교정해주기 위한 일종의「클리닉 동화」이다. 취재를 위해 하는 일은 아들의 습관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전문가들과 상담하는 것.
호씨는 『사실 육아법은 각자가 상황과 아이의 발달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아이를 나와는 다른 독립된 인격체라고 인정하고 지속적인 대화와 접촉으로 아이의 능력을 알아내 계발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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