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는 싫어요 「왕벗」이 좋아요』 평범한 한 어린이가 쏟은 4년간의 사랑과 우정이 일반학교를 다니는 장애아가 자칫 겪기 쉬운 「왕따」문제를 이겨냈다.주인공은 서울 강남구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김기태(金己泰·12·6학년)군. 그는 어린이날인 5일 서울시가 주는 서울 어린이 봉사부문 대상을 받고 『상을 받으려고 한 일이 아닌데…』라며 오히려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김군이 뇌성마비로 몸이 불편한 A군과 같은 반이 된 것은 3학년때인 96년. 첫 짝궁을 정하는 시간에 다른 어린이들은 모두 A를 꺼려했지만 김군은 스스로 손을 내밀었다.
그후 두 어린이는 「왕벗」이 됐다. 김군은 학교에서 A의 손과 발, 입이 되어 주고 A를 놀리며 괴롭히는 친구들과 싸우기도 했다. 학년이 바뀔때면 『계속 같은 반이 되고 싶다』고 선생님께 부탁, 6학년이 된 지금까지 A의 곁을 지켜왔다.
『몸이 불편한 사람이 주위에 있을때는 관심과 애정을 가졌으면 해요』 『마음이 착하고 언제나 웃고 있는 A를 보면 언제나 불평불만인 어른들보다 훨씬 좋아요』 같은 반 친구들이 게시판에 적어 놓은 글이다. 김군의 마음이 자연스레 다른 어린이들에게도 전해진 것이다. 담임교사는 『기태 덕분에 우리 반은 따돌림이 없는 반이 됐다』며 『「왕따」문제는 아이들 마음 속에 사랑을 키워줌으로써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른들은 왕따문제를 해결한다며 「전담조직 신설」「특단의 조치」등 거창한 말을 늘어놓고 있지만 진정한 왕따문제 해결은 김군등이 보여준 작은 사랑에서 출발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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