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정의를 상징하는 「해치」상(像)이 대검찰청에 들어섰다. 뿔이 하나뿐인 해치는 뿔을 통해 유무죄를 가려내는 판관(判官)의 능력이 있어 죄를 지은 범인을 뿔로 받아 버린다는 상상의 해양동물.대검은 1일 제36회 법의 날을 맞아 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 등 검찰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현관에서 법을 상징하는 해치상 제막식을 가졌다. 서양에서 법과 정의의 상징물이 한손에 칼, 또 한손에 천칭을 든 「정의의 여신상」이라면 해치는 동양판 정의와 법의 상징물. 중국 후한서(後漢書) 등에는 중국 순(舜)나라 시대의 명신 고요가 해치의 뿔로 유·무죄를 가려 치죄(治罪)했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단종실록에 문무 백관의 사정기능을 맡았던 사헌부 대사헌이 해치가 새겨진 관복과 관모(冠帽)를 착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해치는 해태로 불리기도 하지만 광화문과 경복궁, 지방의 군경계 등에 서 있는 전통적인 해태상과 달리 산양형상이면서 이마의 외뿔이 난 점이 특징이다.
대검에 제막된 높이 50㎝, 무게 60㎏의 청동 해치상은 대검 사무국장을 지낸 동국대 국문과 이종일(李鍾日)교수와 법대 손성(孫晟)교수가 91년 미국 컬럼비아대에 각국의 법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전시된 것을 보고 동국대 예술대학장 조승환(趙丞煥)교수에게 의뢰, 제작한뒤 검찰에 기증했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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