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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돌아온 도살자… 정국 소용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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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돌아온 도살자… 정국 소용돌이

입력
1999.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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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킬링필드 주역 두치 생존확인 -『내가 죽인 숱한 사람들은 선량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을 각오가 돼 있습니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캄보디아 「킬링필드」의 주역 두치가 이 세상에 얼굴을 드러내면서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본명 캉 켁 이유. 75년 친미 론 놀 정권을 무너뜨리고 집권한 폴 포트 아래서 투올 슬렝 감옥에 감금됐던 1만6,000여명의 양민을 고문하고 처형했던 보안책임자.

폴 포트 정권 패망 후 종적을 감춰 정글지대에서 죽었다고 추정돼 온 그가 폴 포트를 집요하게 추적해 온 시사주간지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의 네이트 테이어 기자 눈에 띄여 29일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까지 태국_캄보디아 국경 인근에서 기독교도로 변신해 숨어 있었다. 또 행 핀으로 이름을 바꿔 과거를 숨긴 채 수년동안 시골 고등학교의 교사를 지내기도 했다. 테이어 기자가 감옥의 처형일지를 내밀자 그는 자필사인을 확인해 줬고 업무 명령서에 나타난 폴 포트와 2인자였던 누온 체아의 서명까지 지적했다.

그의 등장과 증언은 킬링필드의 아픈 기억을 애써 감추려는 훈 센 총리 정부에게 커다란 압력이나 다름없다. 폴 포트의 수족으로 당시 200만 학살의 또다른 주역인 누온 체아, 키우 삼판 등의 책임에 대해 그가 결정적인 증언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지난해 12월 정부에 투항해 온 이들을 전범재판소에 세워야 한다고 끈질기게 요청하고 있지만 불안한 연정을 이끌고 있는 현 정부는 국민화합 차원에서 이들을 자유의 몸을 풀어 주었다.

더욱이 훈 센 정부는 2년간 두치의 행방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두치는 유엔의 전범명단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만약 그가 재판정에 서게 된다면 캄보디아는 또한번 「킬링필드」의 회오리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폴 포트는 지난해 자살했으며 「도살자」로 알려진 군사령관 타 목은 올 3월 정부군에게 체포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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