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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 돌연변이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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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 돌연변이 발견

입력
1999.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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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이 O형인 아버지와 AB형 어머니 사이에 O형 딸이 태어나는 혈액형 돌연변이가 국내에서 발견됐다. 이는 AB형과 O형 부부사이에서는 A(AO)형이나 B(BO)형의 자식만 나타난다는 상식을 뒤집은 것으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이정빈(李正彬)교수는 28일 혈액형 O형 남편과 AB형 주부 사이에서 태어난 혈액형 O형 딸(7)의 혈액 유전자 배열을 정밀 조사한 결과, 친자관계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교수는 『세 사람에 대해 27가지의 유전자 검사법으로 조사한 결과 유전자 조합이 거의 일치해 친부모와 자식관계로 확인됐다』며 『결국 부모의 혈액 유전자가 딸한테 전해지는 조합과정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처음엔 이 어린이가 부모의 B형유전자가 희석돼 O형으로 나타나는 「시스AB」형일 것으로 짐작했으나 다른 형제의 혈액 유전자는 「정상」으로 나타나 「혈액형 돌연변이」에 따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시스AB형의 가계에서는 모든 자식이 O형으로 나타나는데 이번 경우는 3남매중 막내만 O형으로 태어났다. 그동안에도 국내 학계에는 AB형과 O형의 부모사이에서 O형의 아이가 출생한 사례가 보고됐으나 모두 시스AB형 가계인 것으로 판명됐다.

이교수에 따르면 이같은 혈액형 돌연변이는 일본에서 4차례 발견되는 등 국제 의학계에서도 매우 드문 일에 속한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10월 초등학교 1학년인 딸의 혈액검사를 통보받고 아이를 출산한 서울 S병원에 친자확인을 의뢰했다.

병원측은 태어난 직후 아기가 바뀌어졌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같은 시기에 태어난 아이 18명 모두에 대해 조사를 벌였으나 혈액형 등이 모두 일치해 지난해말 이교수에게 유전자 검사를 맡겼다.

결국 7개월여만에 이교수에 의해 혈액형 돌연변이에 따른 것으로 확인돼 이들 부부와 S병원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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