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의 「4·5월 총력투쟁」이 중도좌절 위기에 처했다.한국통신 노조가 26일 파업을 유보한데 이어 서울 지하철 노조까지 이날 오후 파업을 철회, 그만두고 직장복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민노총의 양대 축이었던 두 노조가 파업을 포기함으로써 향후 투쟁은 사실상 「찻잔속으 태풍」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로써 민주노총이 오히려 조직출범후 최대의 위기에 봉착하는 「5월대란 부메랑」을 맞는 시련에 처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까지도 『한국통신 노조 파업유보는 예견됐던 일』이라며 『서울 지하철 노조 파업을 더욱 철저히 진행하면서 금속산업연맹 등으로 파업을 확산시키겠다』고 투쟁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지하철노조마저 「백기」를 들자 한 간부는 이날 『솔직히 하루사이에 상황이 돌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난감함을 토로했다.
실제 지하철 노조의 전격적인 파업중단은 민주노총 지도부도 사전에 감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 노조로서는 미복귀자 전원 면직 등 무더기 징계가 예고된 상황에서 「최소한의 조직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겠지만 민주노총으로서는 투쟁의 구심점을 상실한 것이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은 19일 총력투쟁을 시작하며 『3,000명의 구속서명결단식까지 마쳤다』며 비장함마저 보였지만 파업 8일째인 지하철 노조를 빼면 그동안 다른 사업장의 참여도는 미미했다. 일부 참여사업장들 역시 총파업이 아니라 일부 노조간부의 항의농성, 집회참가가 고작이었다.
양대 노조의 파업철회로 좋든 싫든 계획중인 27·28일의 금속산업연맹 파업, 메이데이투쟁 등 투쟁일정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민주노총은 이날 밤 예정된 투쟁일정은 계속 밀고나간다는 긴급대책을 마련했지만 이미 날개가 꺾여버린 상황이다.
민주노총의 한 간부는 『메이데이 투쟁 등을 한다고 해도 정부가 구조조정 철회 등의 요구에 관심이나 갖겠느냐』며 『노동계가 수세에 몰린 국면을 이용, 지도부에 대한 대량검거에 나서는 등 신공안열풍이 부는 것 아니냐』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당장은 노동운동 탄압중지 등을 슬로건으로 앞세워 파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노력에 집중할 전망이나 정부태도에 따라 현 지도부가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하는 등 옥쇄카드를 내놓을 가능성도 없지않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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