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승의 날」(5월15일)은 반쪽 행사가 될 것 같다.교육부가 이번 행사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맡기지 않고 자체 주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기 때문. 82년 스승의 날이 법제화하면서 줄곧 교총이 주관해오던 행사를 교육부가 가져오기로 한 데는 그만한 배경이 있다.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교원노조를 합법화하는 법률이 통과돼 교총을 더 이상 유일한 교원단체로 인정할 수 없게 된 것.
이 때문에 교육부는 교총이 최근 예년과 마찬가지로 행사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자 고민에 빠졌다. 7월이면 「하나의 교원단체」에 불과한 교총 행사에 교육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하느냐는 「현실론」과 아직 법도 발효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년 행사를 주관해오던 교총의 요청을 「나 몰라라」할 수는 없다는 「동정론」이 엇갈렸다.
결국 교육부는 한글날(문화관광부) 어린이날(보건복지부) 식목일(농림부) 등 각종 기념일 행사를 관련 부처에서 주관하는 게 관행이라는 점을 들어 이번 기회에 행사를 맡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교총은 이에 대해 『섭섭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단독으로라도 행사를 치르겠다는 입장.
그러나 당사자인 교원들은 냉소적이다. 교육부와 교총행사중 어디에 참석해야 하느냐는 차치하고라도 『한심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의 한 고교 교장은 『가뜩이나 교원들 사기가 크게 떨어져 있는 마당에 스승의 날 행사를 두고 이렇거니 저렇거니 하는 꼴이 민망스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충재기자 c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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