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지역사회교육회관. 지역사회교육협의회 초청으로 학부모단체 회원 등 250명이 참석한 가운데 강연을 하던 이해찬(李海瓚)교육부장관이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교사들이 오죽하면 그러겠습니까』 이장관 퇴진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교총을 의식한 발언이었다.『교사들의 월급이 올해도 7%나 깎였습니다. 갑작스런 정년단축 조치로 30~40년을 봉직하던 교직에서 떠나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습니다. 사기가 저하되고 자존심이 상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는 『오죽하면 장관 물러가라는 소리를 하고 서명운동을 하겠느냐』며 『교사들의 심정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장관은 그러나 입시위주 교육의 폐해를 일일이 열거한 뒤 『나도 오죽하면 이런 정책을 펴겠느냐』고 항변했다.
그는 『수행평가를 놓고 학생은 「수업시간에 졸지 못한다」며, 교사는 「잡무가 많아진다」며, 학부모는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하나같이 반발하고 있다』며 『하지만 모두가 이기는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옳은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장관은 또 『내가 나가라고 해서 나가고, 붙잡는다고 해서 있는 사람은 아니다』는 말까지 했다.
그는 교사에 대한 학부모들의 태도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교실은 교장, 학부모는 물론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교사들만의 영역이며 모두 이같은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여전히 「치맛바람」 얘기가 나오는 것은 학부모들이 내 자녀의 교육만 중시하기 때문』이라며 모두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 장관의 답답한 심경토로를 듣고 강연장을 나서던 한 학부모는 『교육책임자와 교사들의 주장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충재기자 c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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