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24일과 25일 두차례에 걸쳐 서울지하철 노조원들이 농성중인 서울대 정·후문에서 공방전만 벌이고 농성장까지는 진입하지 않는 「이상한」 작전을 감행했다. 이처럼 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것 같은 분위기만 만들어 겁만 주고 방식엔 몇가지 포석이 깔려 있다.24일의 경우 서울대측이 공권력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해온 데다 주말을 맞아 노조원 가족 200여명이 농성장에 들어와 있었다. 이 상황에서 농성장까지 진입했다 물리적 충돌이라도 벌어져 부상자라도 나올 경우 무리한 공권력 투입이라는 비난을 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정·후문에서 공방전만 벌였다.
이 과정에서 공권력이 투입될 것으로 지레 짐작한 노조원 3,000여명이 등산로 등으로 달아나는 뜻밖의 효과를 거두었으나 관악산 등산로 등 퇴로 쪽에 경찰력을 배치하는 바람에 상당수가 빠져 나가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다.
이에따라 26일에는 퇴로를 열어둔채 공권력이 투입되는 것처럼 농성장까지 진입하지 않고 정·후문에서만 해산작전을 감행했다.
이럴 경우 농성장에 남아 있는 노조원들이 서울대를 빠져 나가 복귀를 하게 될 것이며 지하철만 정상 운행되면 명동성당에서 농성중인 파업지도부의 힘이 약화할 것이란 판단을 한 것이다. 하지만 노조원들도 치고빠지는 「게릴라작전」으로 대응해 해산 효과는 미지수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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