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월 여름'… 뱀.벌떼 소동
1999/04/25(일) 17:12
봄 속의 한여름이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때이른 더위가 계속되면서 서울 주택가에 뱀과 벌이 잇따라 나타나고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등 곳곳에서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5도를 웃도는 고온이 계속된 21일 서울 강북구 수유4동 291 단독주택에 뱀이 나타나 놀란 주민의 신고로 119구조대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뱀 소동」은 이달 들어 벌써 2번째. 서울소방방재본부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한달 쯤 빨리 벌어진 뱀소동』이라고 설명한다.
같은 날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25 주택가와 회기동 경희대 인근 공사장에 양봉벌떼가 출현하는 등 이날 하루만 두곳에서 벌떼가 발견됐다. 18일에도 강남구 일원본동 729, 3층 주택 처마에 집을 지은 꿀벌떼들을 발견한 주인의 신고로 119구조대가 출동했다.
아파트단지와 주택가 등에는 벌써부터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동네 약국에는 모기약을 찾는 시민들이 갑자기 늘고 있다. 더위 때문에 창문을 열어 놓은 도심 오피스 빌딩의 직원들도 모기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따뜻한 날씨 탓에 모기들이 한달 정도 빨리 동면을 끝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다. 21일 서울 상도동에서는 갓 태어난 까치새끼 3마리가 떨어져 동물구조대가 출동했다. 새들이 알을 일찍 낳고 있으며, 알의 부화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김성만회장은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자 벌써부터 황조롱이 등 텃새들이 아파트나 건물 옥상에 둥지를 틀고 있다』며 『새들이 예년보다 빨리 번식을 하고 있으며, 여름 철새들도 일찍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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