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강석우강석우의 몸이 빨개지고 취기가 올라왔다. 두시간 녹화중단. 이민홍PD는 당혹했다. 최근 종영한 KBS드라마 「학교」에서 술 못마시기로 소문난 강석우가 맥주 마시는 장면에서 연거푸 두 잔 마시다 생긴 사고(?).
일일극을 비롯한 드라마에는 술을 마시고 음식을 먹는 장면이 많다. 술과 음식은 진짜일까? 탤런트들은 실제로 먹고 마실까? 음식은 어디서 만드는 것일까?
22일 오후 3시 30분 MBC의 C스튜디오. 「하나뿐인 당신」 14회분 촬영이 진행중이다. 극중 어머니 김윤경, 작은 아들 유오성, 막내딸 김현수가 갖가지 반찬이 놓인 밥상에 앉아 있다. 이들에겐 연기이자 늦은 점심식사이기도 하다. KBS 「사람의 집」다음주 방송분 녹화가 진행되고 있는 KBS별관 1층 스튜디오. 고두심이 운영하는 술집에서 탤런트 손님들이 소주를 마신다. 생수였다.
식사·음주 장면 녹화
탤런트들은 오후 1, 2시께 녹화할 때 극중에 식사 장면이 있으면, 아예 끼니를 거르고 나오는 사람이 많다. 리허설 때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소식가의 고충은 NG가 여러번 날 때. 배불러도 자꾸 먹어야 한다. 물론 백일섭 등 대식가 탤런트들은 좋아하지만.
문제는 술이다. 밥이야 많이 먹어도 녹화하는 데 별 지장은 없지만 술은 취하면 곤란하다. 그래서 술은 대부분 가짜다. 소주는 생수, 양주는 보리차, 막걸리는 두유. 커피나 음료수는 실제로 사용하고 한약은 콜라를 사용한다. 다만 맥주는 보리음료를 사용했는데 요즘 들어서는 거품이 나는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진짜를 쓴다. 그러다보니 가끔 술 못마시는 강석우처럼 사고를 치기도 한다. 애주가 탤런트들은 때때로 진짜 술을 달라고 요구해 PD와 마찰을 빚는다고.
방송사가 직접 만든다
음식은 모두 방송사 조리실에서 만든다. 20년 전만 해도 방송사 인근 식당이나 특정 업체에 주문했다. 80년대 들어 방송사내 조리실이 생기면서 외부주문은 않는다. 프랑스요리, 궁중요리 등 특별한 음식만 외부에 주문한다. 『식사마다 반찬과 국을 달리하지요. 상을 엎는 장면이 있으면 2~3세트를 더 만들어 놓아요. NG장면이 많아 급히 음식을 다시 만들 경우도 많아요』 KBS 조리실 이차교씨의 설명.
스튜디오 내에도 이동 조리실이 있다. 음식이 식으면 생생함이 떨어지므로. 국이나 탕음식 같은 경우 현장에서 바로 끓여 김이 모락모락 나게 해야 한다.
방송사 조리실에는 커피잔만 수백개가 있고 술병도 주종마다 수십가지씩 비치돼 있다. 밥상 종류만도 100여가지가 넘는다. 음식 재료는 주로 방송사 인근 영등포시장에서 구입한다. 음식 재료비는 방송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월 1,000만~1,200만원 정도가 든다고.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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