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금리인하는 바람직하지 않다」 「추가적 경기부양책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경기과열 가능성을 경계하는 정책을 펴야한다」 「다소의 충격이 있더라도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춰야한다」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현 경기진단과 향후 거시정책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재정경제부가 「좀더 지켜보자(Wait and See)」면서 현 경기에 대해 진단을 유보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정책방향설정에 절대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두 기관이 같은 입장과 처방을 내놓음에 따라 하반기 정책방향기조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 기관은 지난해 하반기 금리인하 추진과정에서 첨예하게 대립한 바 있다. KDI는 당시 자산디플레현상과 관련, 「대공황」과 같은 사태를 막으려면 과감한 금리인하를 펴야한다고 주장한 반면 한은은 선(先)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점진적 금리인하입장을 취했었다.
한은의 소극적 금리인하정책에 대해 이진순(李鎭淳)KDI원장이 전철환(全哲煥)한은총재를 직접 방문, 금리인하 폭의 확대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KDI는 25일 발표한 경제전망을 통해 『부양과 기업구제에만 의존하는 경기회복은 곧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며 『인플레를 경계하면서 추가적 경기부양을 억제하고 보다 강력한 구조개혁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통적인 「중앙은행 시각」이다. 동시에 「인플레」걱정 자체에 대해 코웃음치는 정부내 현 분위기를 감안할 때 상당한 기조변화로 볼 수 있다.
과거 가장 마찰을 빚었던 금리정책과 관련, KDI는 『당분간 현 금리수준을 유지하되 지금같은 경기상승세가 지속돼 자산가격상승이 이뤄지고 총수요압력이 커진다면, 특히 물가상승률이 2%를 넘는다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 전총재도 최근 『과열을 걱정해야 하며 인플레 압력이 계속된다면 금리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요지의 강연을 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총선등 경제외적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하반기 경제운용방향도 한은_KDI의 틀을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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