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東京)지사의 돌출발언이 중국의 반발을 부르면서 중간에 낀 일본 정부가 골치를 앓고 있다.이시라하 지사와 중국과의 「앙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국을 「시나(支那)」라고 부르는 것은 그의 입버릇이다. 도쿄지사 선거 유세에 나서면서 주위의 지적으로 「중국」이라는 공식 호칭을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난징(南京)대학살」의 희생자 규모에 대한 의문은 취임 직전에도 거론할 정도로 여전한 지론이다. 그의 도쿄지사 당선을 두고 중국 언론이 일제히 「국수주의 의 우려」를 표한 것도 당연했다.
중국의 이런 반응에도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23일의 취임 회견에서는 티베트·대만문제를 정면으로 들고 나왔다. 『결코 인간적이라고 할 수 없는 (중국의 대티베트) 정책은 인간으로서 받아 들이기 어렵다』면서 『결코 일본 정부가 이를 용인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대만을 무력으로 해방시키겠다는 중국 최고책임자의 발언은 대단히 곤란하고 두려운 태도』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이날 첸지안(陳健) 주일대사가 외무성으로 야나이 지(柳井俊二)차관을 방문, 항의한 데 이어 탕자쉬엔(唐家旋)외교부장이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외무장관에게 항의성 전화를 걸어 『역사와 대만문제를 중시, 새로운 파문이 일지 않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양웬창(楊文昌)외교부차관도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침략의 역사를 왜곡하는 무책임한 공격』이라며 『그의 대중 적대 의식이 표출된 것』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일본 정부는 『이시하라지사의 발언은 정부 입장과는 다르며 역사·대만문제에 대한 정부 견해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 중국측을 달래고 있다. 한편으로 이시하라지사에 대해 『정치인과 자치단체의 수장을 겸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양식있는 대응을 해 달라』고 충고하고 있다.
그러나 「도쿄발 일본 변혁」을 내 건 이시하라지사의 대답은 「노(NO)」에 머물고 있어 두고 두고 불씨가 될 것 같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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