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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 주연?] 영화 '신장개업' 박상면·이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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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 주연?] 영화 '신장개업' 박상면·이범수

입력
1999.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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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방장.철가방 호흡 척척 "매력없는 주연보다 낫다" -박상면(32)하면 모른다. 그러나 영화 「넘버3」의 재떨이하면 『아, 그 웃기는 뚱뚱한 친구』라고 무릎을 칠 것이다. 재떨이로 상대를 제압하는 한석규의 라이벌이었다. 그는 아직 영화 속에서 이름을 갖지 못했다. 인육(人肉)을 둘러싼 중국음식점의 소동을 그린 「신장개업」(5월1일 개봉)에서조차 그냥 주방장이다.

무뚝뚝하면서도 마음이 약해 『나도 한때 꿈이 킬러였어』라며 인간사냥에 나서는 주방장. 그러나 주인공인 왕사장(김승우) 못지않게 빛난다. 컬트 코미디에서 「코미디」는 그의 것이었다. 『빛나는 조연을 넘어 주연급 조연이 됐다』고 했다.

대학(중앙대)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93년부터 「광장」에서 연극을 하다 『대중에게 내 얼굴을 알릴 기회를 찾자』며 시작한 영화. 그의 코미디는 연극 「아가씨와 건달」 「귀족놀이」에서부터 다져진 것이다. 아니 평소의 그의 생활이 그렇다. 늘 웃고 남을 웃기는 낙천적인 성격.

「신장개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명의 웃기는 조연. 「철가방」 이범수(29)다. 인상은 마치 뭔 일을 저지를 것 같은데, 정작 어리숙하고 겁이 많아 왕사장의 닥달에 『전 철가방이잖아요. 배달만 할께요』라고 꽁무니를 뺀다.

그가 없었다면 박상면의 웃음도 외롭고 허허로웠을 것이다. 그 역시 연극전공(서울예전)으로 무대에 서다 영화로 나왔다. 『배가 고파서, 폭넓게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얻기 위해서』

「남자의 향기」와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에서의 그 기회는 너무나 작고 밋밋했다. 「태양은 없다」의 야비하고 불규칙하며 묘하게 기분 나쁜 깡패, 끈질기게 홍기(이정재)를 괴롭히는 병국 역에서 비로소 영화배우로서의 자기 매력을 드러낼 기회를 가졌다.

여전히 단역이지만. 『매력없는 주연보다 개성있는 조연이 낫다. 희극이건 비극이건 이렇게 하나하나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 가다 보면 큰 역할도 주어질 것이다』는 이범수.

그는 박상면과 대조적이다. 「햄릿」 「변방에 우짖는 새」처럼 힘있고, 무거운 연극을 많이 했다. 박상면이 자기 성격을 자연스럽게 표출한다면, 이범수는 인물을 세밀히 분석하고 생각한다.

『웃기는 조연은 캐릭터가 분명하고 자칫하면 과장으로 보여 정말 열연이 어렵죠』 그래도 오감이 열려 있고, 순발력과 유들유들함이 코믹연기의 매력이라고 했다. 섬세하고 오밀조밀한 맛도 있다고 했다. MBC 드라마 「왕초」와 영화 「인정사정 볼것 없다」에도 출연중인 박상면이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둘은 「신장개업」에서 처음 만났지만 『또 다시 영화에서 만날 것 같다』고 예감했다. 그만큼 호흡이 맞는다는 얘기. 배역은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신장개업」처럼 그때 그때 최선을 다하면 그것은 얼마든지 커질수 있기에.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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