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공사 노조 파업으로 서울시가 비상체제를 가동중인 가운데 시의회 일부 상임위원회 의원들이 「유람성」세미나를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기획경제위원회 소속 의원 11명은 23일 강원 속초 낙산비치호텔로 1박2일 일정의 의원세미나를 떠났다. 「농수산물 유통환경 변화전망과 유통정책 기본방향」에 관해 논의한다는 명목. 앞서 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21일부터 사흘간 강원 고성 설악밸리콘도에서 「99 치수대책 현황 및 전망」을 주제로 의원세미나를 갖고 이날 오후 돌아왔다.
그러나 「의원세미나」는 명목일뿐이다. 구체적인 일정을 보면 예년과 다름없이 세미나를 여는 시간은 하루 2시간안팎이 고작이고 나머지는 만찬에 이은 술자리와 통일전망대 등 주변 관광으로 채워져있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 의원은 『사실 파업과 관련해 시의원들이 할 일이 별로 없는데다, 이왕 예산이 잡힌 행사이니 예정대로 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노조 파업이 시작된 19일이후 시의회에서 한 일이라고는 20일 교통위원회 명의로 「불법파업 중단 촉구 결의문」을 낸 것이 고작이다. 시의회는 결의문을 내면서 『지난달 24일 교통위원회에서 노사 양측을 출석시켜 중재를 시도했고, 노조가 준법투쟁에 들어간 후 16일 현장방문을 하는 등 시의회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시 직원들은 이에대해 『시의원들이 꼬일대로 꼬인 파업 사태를 푸는데 앞장서기는 커녕 한가롭게 유람을 떠날 수 있느냐』며 『할 일이 없다면 최소한 고통을 겪고 있는 시민들을 생각해서라도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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