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넘어야 할 목표는 분명하다. 장훈선배가 세운 대기록의 산이다』.20일 최단기간 1,000안타의 기록을 수립한 일본 프로야구 최고타자 이치로(26·오릭스 블루웨이브)의 「장훈 극복선언」이 일본 프로야구계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장훈(60). 방망이 하나로 일본 프로야구를 점령한 불멸의 전설. 장훈은 23년간의 선수생활을 통해 통산 3,085안타를 기록, 최다안타 부문에서 불멸의 대기록을 일본 그라운드에 새겨놓았다. 7차례나 수위타자에 오르며 4년연속(67~70년) 타격1위, 9년연속(67~75년) 3할타율이라는 선명한 발자취와 함께였다.
그 전설에 현역 최고의 타자 이치로가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이치로는 9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퍼시픽리그 수위타자를 차지, 연속 시즌 수위타자 기록에서는 이미 장훈을 넘어섰고 일본 신기록까지 수립했다.
급기야 20일 도쿄돔에서 열린 니혼햄과의 경기 9회서 우중월 홈런으로 이전까지 용병 부머(전 오릭스)가 갖고 있던 최단기간 1,000안타의 기록을 24경기 단축,「757경기만의 1,000안타」신기록을 달성해낸 것이다.
일본 언론들이 그에게「기록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붙일만하다. 그리고 이치로는 호언했다. 『이번에는 장훈을 넘어서겠노라』고.
과연 이치로가 넘어설 수 있을까. 59년 프로에 입문한 장훈은 21년째인 80년 전인미답 3,000안타 기록을 달성했다. 이치로의 프로입문은 92년이지만 「진자타법」을 선보이며 1군서 주전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것은 94년부터다.
따라서 7년만에 1,000안타를 뽑아낸 셈이다. 그렇다면 산술적으로는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일본 야구 전문가들도 『이치로가 장훈이 3,000안타를 달성한 39세 이전의 나이에 기록경신을 해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변수는 많다. 장훈이 활약하던 70년대의 야구와 지금의 야구는 기술이나 선수층면에서 비교할 수가 없다. 또 있다. 이치로가 얼마나 성실한 자기관리로 절정의 기량을 꾸준히 유지할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장훈이 수립한 3,000안타 대기록에는 타고난 능력뿐만 아니라 23년간 그가 꾸준히 흘린 땀이 촉촉히 배어있기 때문이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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