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4시를 기해 파업에 돌입키로 한 부산교통공단노조가 파업 3시간여를 앞두고 극적인 파업유보결정을 내린데는 시민중재단의 노력이 컸다.부산경실련과 부산참여자치연합 관계자들로 구성된 6명의 중재단은 21일 밤늦게까지 노사 양측을 오가며 협상을 유도했으며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도록 설득, 결국 파업유보라는 값진 결과를 만들어냈다.
시민중재단은 노조측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시민들의 발을 묶는 일이 없어야 된다』고 파업자제를 설득했고, 공단측에는 『지난 해 3월 시민중재단이 중재한 내용을 무시하고 공단이 1호선 1인승무제를 강행한 잘못이 있는 만큼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다면 공단측 책임도 크다』며 협상을 유도했다.
결국 이들의 끈질긴 노력 끝에 22일 새벽 1시께 노사는 파업을 일단 유보한 후 재협상하자는 쪽으로 실마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노사 양측은 이날 오전 1시45분 『신임 교통공단 이사장이 부임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현안을 파악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시민중재단의 노력을 존중, 파업을 잠정유보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시민중재단은 지난 해 3월에도 부산 지하철 1호선 1인승무제를 둘러싼 노사간 갈등으로 파업이 임박한 시점에서 깔끔하게 사태를 중재, 해결하는 수완을 보여 주위를 놀라게 했다.
중재단 대표 김정각스님은 『지하철 이용 주체는 시민인데도 지하철 운행을 볼모로 협상을 벌이는 것은 시민대표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다』며 『노사가 모두 시민의 진정한 바람이 무엇인지를 깨달아 진지하게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공단측과의 재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26일로 예정된 공공부문파업에 맞춰 파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추후 협상과정에서도 시민중재단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부산=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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