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원년의 공기업 개혁성적표가 나왔다.재벌 금융 노동분야와 함께 4대 개혁과제중 하나인 공공개혁의 핵심과제로 추진되어온 공기업 구조조정의 1년 실적을 보면 총론은 대체로 「평균점」정도는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아직도 구조조정성과가 미진한 공기업이 적지않고, 개혁추진과정에서 혼선도 발견되고 있어 공공부문이 본연의 개혁선도역할을 수행하려면 문자그대로 「뼈를 깎는」 추가적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획예산위원회는 22일 19개 공기업에 대한 「98년도 경영혁신실적」평가결과, 석탄공사 송유관공사 한국감정원등 3개 기관을 구조조정 「부진업체」로 지정해 엄중경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기획위는 이들 기관에 대해 추가적 자구노력계획제출을 요구하는 한편 6월말 실적을 토대로 구조조정성과를 재평가, 여전히 실적이 부진할 경우 보다 강도높은 문책을 가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광업진흥공사 가스공사 도로공사 수자원공사 한국전력등 5개 공기업은 경영혁신실적 「우수업체」로 선정하는 한편 한국통신 관광공사등 11개 업체는 「보통업체」평가를 내렸다.
결과치로만 볼때 가장 성과가 두드러진 분야는 인력감축이다. 지난해 1년 동안 19개 공기업들은 총 1만3,378명의 인력을 감축, 당초 목표(1만614명)를 26% 초과달성했다. 올해들어서도 7,939명의 인력을 정리해 석달만에 연간목표(1만3,297명)대비 59.7%의 진척도를 기록했다. 이로써 공기업들은 3월말 현재 총원의 15%를 줄인 셈이다. 또 114안내 재택근무제(한통) 군산복합화력설비등 노후설비의 고가해외매각(한전) 통행료 징수업무의 아웃소싱(도로공사) 도시재개발·관광단지사업폐지(토지공사) 사장-본부장간 경영계약제도입(가스공사)등 기관별로 독특한 경영성과도 발굴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경영성과에도 불구, 공기업 개혁은 낮은 생산성, 노사대립, 민영화나 아웃소싱등에 대한 소극성등 여전히 많은 개선과제들을 남기고 있다. 공공부문이 갖는 개혁선도기능을 감안할 때, 또 공공부문에 대한 민간의 개혁기대수준을 감안할 때 1년간의 개혁성과가 결코 만족스럽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기획위는 지난해 8월 공기업 구조조정계획 수립 당시 경영실적 부진기관에 대해선 경영진 해임건의등 고강도 문책을 가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정작 이번에 3개 부진기관에 대해선 아무런 실질적 불이익이 수반되지 않는 가벼운 제재(경고)에 그쳐 「칼날이 무뎌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욱이 우수업체로 지정된 한전은 장영식(張榮植)사장 경질이 결정된 반면 부진업체는 경영진이 유임되는 「난센스」까지 연출돼 정부의 공기업 정책원칙에 대한 근본적 의문점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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