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칼럼바인 고교의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미 언론과 경찰은 우선 학내불량서클인 「트렌치 코트 마피아」의 정체에 대해 엇갈린 결론을 내리고 있다. CNN은 범인들이 종말론을 신봉하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들이 남북전쟁 당시의 남부연방기와 나치 문양이 새겨진 옷을 입고 다닌 점으로 미뤄 히틀러 생일을 맞아 왜곡된 축하파티를 벌인 것으로 추정했다.
또 다른 외신은 이들의 인터넷 사이트가 신비주의와 종말론을 추구해온 영국록음악 「고트」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고 지적, 쇼크록 가수 마릴린 맨슨의 추종자라고 진단했다.
미 언론은 이들이 사회에 대한 적대감, 학교권위에 대한 부정, 이른바 「왕따」당한 데 대한 불만 등으로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미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범행을 통해 남기려던 메시지를 밝히기는 영원히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범행 대상도 불확실하다. 생존자들은 마피아 회원들이 소수민족과 운동선수, 특히 승마기수들에게 집중적으로 분노를 발산했다고 진술했으나 미 경찰은 이같은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범인 2명외 사망자 13명 중 흑인은 단 1명에 불과했다.
학생 신분인 이들이 범행을 단독으로 모의하고 감행했는 지도 의문이다. 이들의 범행에는 반자동소총 19정, 엽총 2정, 권총 1정에다 3가지 유형의 폭탄 30발 등의 무기가 동원했다. 연방보안관인 존 스톤은 『범행을 도와준 조력자(助力者)에 대한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또 사건 발발전에 학교당국이 전혀 손을 쓸 수 없었던 점도 미스테리다.
이들은 사건을 일으키기 전에 학내 곳곳에 수십발의 폭발물을 설치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으나 학교당국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학교가 최근 폭력 예방책을 대폭 강화했으나 구체적인 범행기도 앞에는 별다른 실효가 없다』고 실토했다.
이 밖에 이들이 어떻게 엄청난 양의 무기를 입수했는 지, 사건을 일으킨 후 왜 자살을 했는 지 등도 의문이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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