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표정이 다시 일그러졌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지속돼 온 구조조정과 사업맞교환(빅딜) 등으로 심신이 피로해진 와중에, 재벌의 세습경영까지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자 고통스런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재계는 대한항공의 잇따른 사고로 국가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항공부문이 「IMF상황」에 처한 점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나서 『족벌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소리를 높인 데 대해서는 불만과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재계는 이번 「사건」이 경영체제에 정권이 간섭하는 선례를 남기지 않을 까 가장 우려하는 표정이다.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 관계자는 『건설 해운 등도 사고가 발생하면 국가신뢰도에 치명적』이라며 『앞으로는 국가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치는 기업은 같은 운명을 맞게되지 않을 까 우려된다』고 재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재계는 특히 족벌세습경영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대해서는 곧바로 반격을 가하고 있다. 세습경영과 전문경영인 체제 중 어느쪽이 효율적인 가에 대해서는 검증된 바 없으며, 미국의 모토로라와 이탈리아의 세계적 의류업체인 베네통 등은 족벌경영을 하면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재계의 주장이다.
/김동영기자 dy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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