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9번째 맞는 「지구의 날」이다. 지난 70년 미국의 레이놀드 넬슨이 처음 지구의 날을 주창했을 때 소수의 환경보호론자들을 제외하고는 세계인의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그러나 지금은 지구촌 곳곳에서 민간단체(NGO)들뿐 아니라 정부까지 나서서 지구의 날을 환경보호운동의 상징으로 삼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각종행사를 준비하여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산업화로 유발된 지구환경 문제가 20세기 말엽에 이르러 인류를 위협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반증하는 현상이다.
지난 100년동안 인류는 문명과 개발이라는 이름아래 자연환경을 무절제하게 파괴했다. 화석연료의 과다사용에 의한 지구온실효과, 산림남벌에 의한 사막화와 종(種)의 다양성의 파괴, 프레온가스방출에 의한 오존층파괴, 토양과 수질 오염에 의한 환경질병의 위협등에서 보듯이 우리는 문명의 편리를 얻는 대신 자연의 보복앞에 서 있는 꼴이다.
다행히 국제사회는 지난 92년 리우 환경정상회담을 열어 지구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주제로 실천요강을 만들었다. 그러나 7년이 넘도록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날이 갈수록 화석연료사용이 늘어나면서 과학자들은 대기중 탄산가스 증가로 인한 21세기 기후변화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지구환경문제에 관한 한 한국인들은 취약하기 이를데 없는 위치에 있다. 당장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로 갠 날에는 오염된 공기와 황사가 날아오고, 우기엔 산성비가 머리위로 쏟아지고 있다.
중요한 어장인 황해와 동지나해는 극도의 해양오염으로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기후변화가 발생할 경우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높다.
최근 동강(東江)댐 건설을 둘러싼 논쟁은 국민들에게 환경문제 인식에 대한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그것은 그동안 잘못 길들여진 소비패턴에 대한 반성이다. 물을 아끼려는 움직임이 장차 휘발유를 비롯한 모든 소비재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친환경적 소비운동의 도화선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우리 정부가 이런 국민의 인식을 정책적으로 제때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물문제를 놓고 관련부처들이 제각각 흩어진채 유기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 좋은 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정부 지도자들이 환경문제에 대한 비전을 갖지 못했고, 공무원들은 변화에 대응할 태세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우리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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