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집 도둑사건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의 풍향이 바뀌고 있다. 절도범 김강룡(金江龍)씨 진술의 신빙성에 갈수록 의문이 커지자 여권은 20일 강력한 대야 역공을 퍼붓기 시작했고 한나라당은 상황역전에 난감해하면서 전열재정비에 부심하는 모습이다.○…국민회의는 이날 『이제라도 한나라당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후퇴하는 게 최소한의 예의』라면서 강력한 역공의 포문을 열었다. 국민회의는 당의「입」을 총동원, 『마약에 취한 잡도의 허위진술을 따라다닌 무책임한 정당』이라며 한나라당을 거칠게 몰아붙였다.
국민회의의 이날 공세는 말을 참아온 만큼이나 「과격」했다. 김현미(金賢美)부대변인은 『도둑이 피리를 불면 한나라당이 춤춘다』는 논평을 냈고, 윤호중(尹昊重)부대변인은 『국정조사권이 도둑보호권이냐』며 『김강룡의 꼭두각시를 그만두라』고 추궁했다. 장신규(張信奎)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은 혹세무민의 무책임함 그자체』라며 『도둑과 한나라당이 모두 정상을 되찾아야할 것』이라고 말포탄을 날렸다.
○…한나라당은 김강룡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이 갈수록 커지자 20일부터 「원점회귀」를 시도했다. 김강룡의 불확실한 진술에 기대 중구난방식 싸움을 할 게 아니라 기왕에 드러난 「사실」만 물고 늘어지는 실리전으로의 선회다. 여기에는 「한나라당이 김강룡의 장단에 놀아났다」는 비난 가능성을 막아보자는 노림수와, 「일을 너무 크게 벌렸다」는 낭패감이 깔려 있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검찰의 수사초점이 「12만달러가 있었느냐, 없었느냐」에 맞춰지고 있는데, 진실을 가리려는 호도책』이라며 『유종근지사는 이미 3,500만원 도난사실을 시인했는데도 이 자체를 기소사실에서 누락한 것은 축소·은폐를 기도한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전북도 서울사무소에서 3,5000만원이라는 거금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현정권 실세들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는 것이며 초동수사 과정의 의혹 역시 현 정권이 제대로 가고 있지 않음을 증명한다는 것이다. 유승우기자 swyoo@hk.co.kr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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