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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베네수엘라의 새마을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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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베네수엘라의 새마을 운동

입력
1999.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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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차베스 후보가 당선됐다. 우리 신문에도 「베네수엘라에도 좌파정권 수립」이라고 크게 보도된 바 있다. 막대한 석유자원으로 인해 먹고 사는데 걱정이 없을 것 같은 나라, 미스 유니버스를 많이 배출한 미인의 나라에 좌파정권이라니. 특히 차베스가 피델 카스트로를 신봉했고, 쿠데타까지 일으켰던 전직 군인이다보니 베네수엘라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 눈에는 상당히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이런 차베스대통령이 올 2월 하순 「시몬 볼리바르 장군의 뜻을 받들어 2000년대에 대비하는 민·군 합동계획(Proyecto Civico_Militar Bolivar 2000)」이라는 사회개혁운동을 시작했다. 베네수엘라 빈곤층은 전체 인구의 80%이며, 이중 절대빈곤층도 39%에 달한다. 초·중등 의무교육도 다 끝내지 못하고 길거리로 나오는 학생이 전체의 30%를 넘고 신생아 사망률이 1,000명당 21명에 달한다. 이같은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차베스대통령은 이 운동을 벌였다.

그가 어디서 이런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70년대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이 주도했던 새마을운동을 연상케 한다. 차베스대통령도 박대통령처럼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박대통령이 5·16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반면 차베스는 쿠데타 실패 후 선거로 정권을 잡았지만 군인출신이라는 점에서 같다. 또 만연한 부정부패가 국가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보고 총체적인 사회개혁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점, 가난을 몰아내고 모두가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생각도 같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자원이 거의 없는 빈국이었는데 반해 베네수엘라는 무한한 석유자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보다는 상황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볼리바르 2000운동은 국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운동은 일하는 것보다는 없어도 즐기는 것에 익숙한 이곳 사람들이 감내하기에 쉽지 않겠지만 성공을 기대해 본다.

민경선·KOTRA 카라카스 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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