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부산은 여야 정치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여야 3당의 지도부가 이날 소속의원들을 대거 이끌고 나타나 경쟁적으로 부산 민심잡기 행사를 벌였기 때문이다. 3당지도부는 얼마전 이곳을 방문,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을 비판하는데는 한 목소리를 냈으나 삼성자동차빅딜문제 등 지역현안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격돌했다.국민회의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총재대행의 부산방문은 외견상 부산 MBC창사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노무현(盧武鉉)부총재 등 부산시지부 당직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부산의 지역감정을 자극한 김영삼전대통령 및 같은 날 부산을 방문한 한나라당 이회창총재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취임후 첫 지방나들이에 나선 김대행은 출발전 『의미를 달 필요가 없지만 부산에서 부르면 절대 안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김대행은 부산시지부 간부들과의 만찬자리에서 『부산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말을 꺼낸 뒤 『지역감정에 의해 정치판도가 형성돼 모든 정치가 지역감정 대결 양상으로 가는 것은 국민에게 불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행은 이어 『아직도 이를 깨닫지 못하고 지역감정에 호소하는 사람들의 말에 부산시민들은 귀기울이지 말아야 한다』고 YS의 부산발언을 겨냥했다. 김대행은 『집권여당으로서 지역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하자』고 당직자들을 격려, 부산시민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김대행의 부산행차에는 이만섭(李萬燮)상임고문 안동선(安東善)지도위의장, 김옥두(金玉斗)지방자치위원장, 정동영(鄭東泳)대변인 등 당지도부가 대거 동행했다. /부산=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 등 자민련 지도부는 이날 부산으로 총출동, 경제 회생 공약을 내걸고 YS를 공격하면서 부산·경남 민심 껴안기에 심혈을 쏟았다. 부산 시민회관에서 열린 부산시지부(위원장 김동주·金東周)개편대회에는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 한영수(韓英洙) 박철언(朴哲彦)부총재 등을 비롯 소속의원 20여명이 모습을 나타냈다. 당원·시민등 모두 4,000여명이 참석, 행사장 주변까지 가득 메웠다. 지난 해 7월 보선에서 김동주의원을 당선시킨 것을 계기로 부산·경남권에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당력을 결집한 것이다.
부산 기장군이 고향인 박총재는 최근 정치재개 움직임을 보이는 김영삼전대통령을 겨냥, 『위기의 장본인이 우리 고향에선 나온 정치인이라는 것을 아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미리 작성한 연설문에 들어있던 김전대통령 비판 내용들은 더이상 거론하지 않았다. 박총재는 『제가 직접 챙기면서 부산 경제 회생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박총재는 또 『여여공조의 토대는 신뢰』라며 『우리에게 힘과 기반이 있어야 약속이 지켜진다』고 말해 내각제 논의 유보 기간에 당세 확장에 주력할 뜻임을 밝혔다. 박총재는 대회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부산 MBC 방송사 40주년 이념비 제막식에도 참석했다.
/부산=김광덕기자 kdkim@hk.co.kr
한나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도 이날 분단위로 시간을 쪼개며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부산 MBC 대담 프로그램 녹화, 유흥수(柳興洙)의원 출판기념회, 부산 MBC 창사40주년 기념행사, 기자간담회, 지구당위원장 및 당직자 만찬 등 숨 돌릴 틈 없는 하루를 보냈다.
이총재의 이번 방문은 PK 지역 수성(守城)의 성격이 짙다. 당의 기름진 텃밭인 이 지역에 대한 여권의 공세가 거세지는 데다 최근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한바탕 민심을 휘저었기 때문이다. 이총재는 이날 각종 행사에서 삼성자동차 빅딜과 한일어업협정 등 현 정부의 실정을 매섭게 비판했다. 이날 함께 부산을 방문한 국민회의와 자민련 지도부를 겨냥하는 공세이기도 했다.
이총재의 부산 방문길에는 지역 의원들을 빼고도 권익현(權翊鉉) 양정규(梁正圭) 부총재를 비롯해 신경식(辛卿植)총장 하순봉(河舜鳳)비서실장 안택수(安澤秀)대변인 서상목(徐相穆) 목요상(睦堯相)의원 등 40여명의 의원 및 당직자가 수행했다. 이 지역에 쏟는 이 총재의 정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총재는 16일에는 경북청년위원회 발대식 참석차 대구 경북지역을 들른다. 1월말 구미규탄대회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 TK지역 나들이다.
/부산=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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