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치니 억하더라」도 아니다. 우연한 살인보다 더 비극적인 게 있을까.프랑스 영화 「형사에겐 디저트가 없다」(원제:Serial Lover)는 기가 막히고 복장이 터지는 연쇄살인을 코믹하게 그렸다.
추리 소설가 클레(미셀 라호크)는 자신의 생일에 애인 4명을 모두 초대한다. 상식이 아니다. 그러나 더 상식을 깨는 것은 5명의 남자가 죽는(이중 한명은 나중에 살아난다) 방식. 요리를 하는 여자를 놀라게 하려고 남자는 여자 뒤에서 장난칠 준비 중. 정작 여자를 놀라게 한 것은 발밑의 고양이고, 놀란 칼 놀림에 찔려 죽는 것은 남자. 소스에서는 남자의 반지가 뚝 하고 떨어진다. 칼에 찔려 발버둥치던 남자가 믹서기에 손을 넣고 말았던 것.
카메라는 여자의 집 바깥으로 한번도 나가지 않고, 관객을 살인의 현장에 몰아 넣는다. 살인의 방식은 쇼킹 쇼킹. 그러나 더 쇼킹한 것은 살인에 대한 일말의 회의 대신 어떻게 하면 시체를 감추느냐 몰두하는 것. 존재하는 것에 대한 회의는 없다. 다만 반응만이 있을 뿐이다. 감독 제임스 호스는 키치적 소도구, 음악, 그리고 가치관을 넣어 신세대용 파이를 구웠다. 그러나 관객의 반응은 폭소와 구토로 갈릴만큼 편차가 심하다. 인생의 진실과는 멀고 가학적
냉소와는 가까운 영화. 24일 개봉.(★★★☆) /박은주기자
「IQ 200의 자극적이고 거친 섹스게임이 시작된다」는 광고 문구만큼 「와일드 씽」(원제 Wild Thing)은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이지 않다. 지능게임이긴 하지만 「고도」란 수식어는 호들갑스럽다. 오히려 제목대로 「거친」 범죄 스릴러란 표현이 어울린다.
여고생 켈리(데니스 리처드)는 잘 생긴 성상담교사 샘(맷 딜런)이 자신을 강간했다고 거짓 주장한다. 케리의 어머니이자 갑부인 산드라가 분노해 샘을 법정에 세운다. 켈리의 친구 수지(니브 캠벨)가 증인으로 나와 1년전 자신도 강간당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변호사의 유도심문으로 이 모든 것이, 어머니와 샘의 성관계를 알게 된, 켈리의 질투와 복수심 때문에 만들어진 음모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 사건으로 샘은 산드라에게 800만달러의 위자료를 받는다.
등장인물들의 늘씬한 다리, 육감적인 몸짓까지 동시에 보여주면서 여기까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40분. 나머지 시간은 형사 레이(케빈 베이컨)가 음모의 실체를 밝히는데 쓴다. 열쇠는 샘과 켈리, 수지의 관계. 존 맥노튼 감독은 온갖 스릴러장르를 뒤섞고, 모든 등장인물을 개입시키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그것으로 얻은 것은 끝까지 결말을 모르는 재미이고, 잃은 것은 짜임새와 설득력이다. 17일 개봉. (★★★, 한국일보 문화부평가) /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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