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5개 소그룹별 연방제 경영체제 구축에 가속페달을 밟고있다.정몽헌(鄭夢憲)현대그룹회장은 최근 금융감독위원회 이헌재(李憲宰)위원장에게 자동차의 분리시기를 당초 2001년 말에서 내년 상반기로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또 부채비율 축소 등 재무구조개선과 빅딜등 정부정책에 적극 화답,구조조정에 가일층 노력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그의 발언은 현대가 연초 기아인수를 계기로 2005년까지 자동차 건설 중화학 전자 금융 및 서비스 등 5개업종을 소그룹화해 그룹에서 완전독립시키겠다는 방안을 한층 구체화한 것으로 주목된다.
특히 그룹의 상징인 자동차를 조속히 분가시켜 홀로서기를 하겠다고 강조한 것은 사업재편과 관련해 중요한 의미를 갖고있다. 이는 창업주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의 적통승계와 관련될 뿐만 아니라, 형제간 재산분할과도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룹측은 정회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자동차는 당초 일정대로 2001년말에 분리된다며 다소 다른 반응을 보였다.
■5개소그룹별 연방제 경영 앞당긴다
현대는 내년 자동차 분리를 계기로 5개 소그룹별 독립경영체제 구축도 연쇄적으로 앞당길 전망이다. 그 방향은 느슨한 형태의 연결고리를 갖는 연방제경영. 현대라는 상호는 공유하지만 재벌 특유의 연결고리인 상호지급보증등은 완전 해소해 소그룹별로 독자 경영하겠다는 것이다. 5개 소그룹 독립경영구도는 정몽구(鄭夢九·MK)·정몽헌(鄭夢憲·MH)회장, 정몽준(鄭夢準·MJ)현대중공업고문등 3형제가 영토분할, 독립경영하는 형태를 띨 것으로 보인다.
MH는 모태인 건설과 전자, 서비스(현대종합상사, 현대상선, 금강기획)를, MK는 자동차소그룹(자동차, 인천제철, 현대정공, 현대우주항공등)을, MJ는 중공업을 독립경영하는 구도다. 금융계열사중 현대증권·현대투자신탁은 MH계열 소그룹, 현대캐피탈은 MK계 소그룹에 각각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2세간 소그룹별 독립경영이 가속화하면서 창업주 정명예회장의 대권승계 향방도 관심거리다. 대권승계는 정명예회장의 의중에 달려있어 예측불허상태다.현재는 사실상 장남역할을 하는 MK가 그룹의 최대계열사인 자동차경영권을 확보하고 있으나 MH는 모기업 건설과 전자를 경영하고 있어 대권승계를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자동차의 조기분리 배경
현대가 자동차를 조기에 분리키로 한 것은 MK가 MH, MJ등 형제간의 지분정리를 조속히 매듭짓고 자동차의 최대주주로 부상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답보상태에 있는 LG와의 반도체부문 대규모사업교환(빅딜)지연에 따른 현대전자의 주가조작 파문을 봉합하고, 정부정책에 적극 호응하려는 측면도 강하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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